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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아이템 확률공개 '과유불급'
김경렬 기자
2021.03.19 08:00:17
'메이플스토리' 확률공개 후 논란만 증폭…즉흥적 대응에 게임산업 성장 훼손 우려도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14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게임에서 '경쟁'은 재미 요소다. 이용자들은 서로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시간과 돈이 적절하게 비례해 재미를 줄 때, 이용자와 게임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문제는 '돈' 때문에 발생한다. 오랜시간을 공들여 키운 캐릭터가 돈으로 무장한 캐릭터에게 지는 경우다. 고가의 아이템을 착용하면 초보자도 숙련자를 이기는 때도 많다. 


게임사는 너나없이 수익모델(BM)로 가챠(확률형 아이템 뽑기)시스템을 활용했다. 게임사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이·삼중 뽑기로 다수의 확률형 아이템을 모아 최종 보상을 받는 '컴플리트 가챠' 시스템이 나왔다. 아예 돈 주고도 못 사는 아이템도 생겼다. 확률이 낮아 몇 천만원을 쓰고도 아이템을 뽑지 못하는 경우다.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유저들은 분노했다. 트럭시위는 기폭제였다. 넷마블의 '페이트그랜드오더'가 도마위에 올랐다. 게임 속 이벤트를 갑작스레 중단한 게 화근이었다. 페이트그랜드오더 운영 본부장이 사퇴하며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폭발해버린 유저들은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해보라며 그간의 불만을 터뜨렸다.


불똥은 넥슨으로 튀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몇번의 사과문을 올렸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 사태를 키웠다. 초동대응에 실패한 넥슨은 아이템 확률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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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대처는 극단적이었다. 그간 자율규제가 시행되고 있었지만 확률공개에 모두들 소극적이었다. 회사 수익에 예상치 못할 만큼 타격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넥슨 가챠 시스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확률공개내역 중 메이플스토리의 최상급 옵션인 '아이템 큐브'는 확률이 0%였다. 아무리 뽑아도 가질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꽝 있는' 뽑기였던 셈이다.  


갑작스런 넥슨의 행보는 게임업계를 순식간에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현질 유도로 여러번 구설수에 올랐던 엔씨소프트가 바통을 이어받아 모든 아이템의 확률공개를 예고했다. 게임사 빅3 중 두 곳의 움직임에 확률을 전면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은 곳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눈치를 보느라 BM 방향성에 대한 목소리조차 함부로 낼 수 없게 됐다.


이용자들은 배신감으로 분노하고 있다. 급기야 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카지노'로도 비견되고 있다. 확률공개가 스스로의 발등을 찧은 셈이다.


속도조절이 필요했다. 확률공개는 단순한 '숫자공개'에 그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넥슨처럼 즉흥적으로 대처하면 되레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유저와 업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선결 과제다. 아이템을 뽑을 때마다 확률이 새롭게 적용(독립변수)된다는 부분의 이해, 새로운 BM 마련 등 시장과의 조율이 필요하다. 이번 논란이 시장 성숙을 위한 성장통이 돼야 한다. 넥슨이 시장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책임지는 자세로 사태를 수습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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