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격동의 10년, 3세 승계 '먼 길'
① 2세 김영진 회장 지배력 구축…동한·종한·경한 교통정리 주목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2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 본사. 김현기기자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한독은 오너 1세 김신권 전 회장(2014년 별세)이 동업자 6명과 1954년 서울 남대문에 연합약품이란 이름으로 설립한 제약사다. 연합약품은 창립 초기 독일(당시 서독) 훽스트사 약품을 수입 판매하면서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1957년 기술제휴, 1959년 사명 변경(한독약품), 1964년 합작투자사 설립 등으로 훽스트와의 인연을 넓혀나갔다. 훽스트는 두 차례 M&A를 거듭한 뒤 지난 2004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자회사가 됐다.


한독은 지난 2012년 10월 경영의 대전환점을 맞았다. 사노피가 한독과의 합작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훽스트가 갖고 있는 한독 지분 50%를 내놓았다. 이 때 김신권 전 회장의 오너가 및 특수관계법인이 20% 가량을 인수하면서 한독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회사명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바꿨다.



훽스트와의 결별에 따른 지분 인수, 이어진 김신권 회장 별세(2014년) 및 상속 등 지난 10년은 한독 지배구조에서 격동의 세월이었던 셈이다. 한독은 이 기간 오너 2세 지배력 강화는 물론 3세 승계에 대한 밑그림까지 그려야 했다. 한독의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장남들'의 지배력 강화


오너가가 훽스트와 결별한 뒤 가장 먼저 역점을 둔 것은 김신권 전 회장 → 김영진(68) 현 회장 → 김동한(37) 상무로 이어지는 '장남 라인'에 무게를 싣는 것이었다. 우선 김영진 회장이 블록딜을 통해 훽스트 지분 중 6.00%를 사들였다. 김영진 회장은 이를 통해 기존 8.12%였던 지분율을 14.12%로 확 늘리면서 새로운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8년 전환사채(CB) 사채권자의 주식전환 청구로 인해 지분율이 다소 희석됐음에도, 지난해 9월 말 13.65%로 오너가 개인 중 독보적인 영향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김영진 회장이 지분 직접 취득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하게 다졌다면, 그의 장남 김동한 상무는 법인을 통해 3세 승계의 초석을 놓은 케이스다. 김동한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법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2012년 250억원을 들여 훽스트 소유 한독 지분 중 14.05%를 블록딜로 인수했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한독 지분율은 종전 4.98%에서 블록딜 뒤 18.99%로 치솟았다(지난해 말 17.69%). 제약업계에선 비상장사인 이 회사가 향후 한독의 지주사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훽스트와 결별 때 '김영진 체제'를 구축한 오너가는 2014년 김신권 전 회장 별세 뒤 지분 상속에서 김영진 회장 개인을 배제해서 시선을 모았다. 김신권 전 회장이 생전에 갖고 있던 한독 지분 4.91% 중 김영진 회장의 누나인 김금희 전 서울신학대 교수와 김영진 회장 동생인 김석진씨가 각각 1.93%씩 나눠 가졌다. 김영진 회장은 나머지 1.03%에 대한 영향력만 보유하는 쪽으로 정리했다. 김신권 전 회장이 세운 뒤 김영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독제석재단이 1.03%(현재 0.94%)를 수증했다.



◆ 그래도 갈 길이 멀다


한독은 이렇게 지난 10년간 김영진 회장을 중심축에 놓으며, 향후 3세 승계 시나리오까지 착착 준비해 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오너일가가 보유한 한독 지분율 43.39% 가운데 10% 이상이 다양한 곳에 흩어져 있어, 이 지분들이 김영진 회장 지배력 아래 놓이는 것을 3세 승계의 숙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영진 회장과 김동한 상무 사이, 두 부자의 매끄러운 승계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김영진 회장과는 격차가 있으나 동생 김석진씨의 지분율 5.13%가 적은 편은 결코 아니다. 누나 김금희 교수와 그의 남편인 채영세 공신진흥 대표이사가 한독 지분 3.25%, 1.18%를 각각 갖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공신진흥 회사 자체도 한독 지분을 0.63%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1년 김동한 상무와 공동 출자해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함께 설립한 친동생 김종한씨, 사촌동생 김경한씨와의 교통 정리도 관건이다. 김영진 회장의 동생 김석진씨는 현재 한독에서 별다른 직책을 갖고 있지 않지만, 김석진씨의 아들 김경한씨는 다르다. 한독 관계자는 17일 "김경한씨에 대해선 하는 일이나 구체적인 직책을 밝힐 순 없지만 현재 한독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동한 친동생)김종한씨는 한독에서 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한씨는 2년 전 김동한 상무, 김종한씨가 한독 주식을 직접 사들일 때 자신도 동참하는 등 지분 매입에서도 오너가 3세 위치에서 사촌형 김동한씨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동한 상무가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내 최대주주이긴 하나 지분율이 31.65%로 절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 내에서 김동한·김종한·김경한 사이의 교통 정리가 확실히 이뤄지지 않으면 지주사 전환 및 3세 승계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엔 국민연금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중반부터 한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 주식을 10% 안팎까지 사모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한독 지분을 얼마나 길게 갖고 있을 것인가도 지나칠 수 없는 변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지배구조 리포트 20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