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3세 경영
말 문 연 조현식, 입장차 여전
30일 주총 앞두고 소액주주 지지 호소…"조양래 회장 건강, 전문가 판단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사진=KL파트너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내홍이 여전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청해 언론 앞에 나서 그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지만,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조현범 사장과의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조현식 부회장은 19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KL파트너스를 기반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취지는 30일 개최할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선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은 상장사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정상화와 개선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그는 신뢰성, 독립성, 투명성의 관점에서 최고의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인 회계학 전문가로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회계 지식은 물론, 대림과 동아쏘시오 등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모색한 실무적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창업주의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표이사 사퇴의 선결조건으로 이한상 교수의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을 내세웠다. 사퇴하더라도 이한상 교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입장표명에서도 이러한 그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 부회장은 "어떠한 직함에도 연연하지 않지만, 주주로서의 권리와 책임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대표이사를 비롯한 부회장, 이사회의장, 사내이사 등은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주총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측에서 추천한 김혜경 후보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문제 삼았다. 조현식 부회장은 "회사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여러 면에서 훌륭한 역량을 갖춘 분"이라면서도 "최대주주(조현범 사장) 인척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현범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김혜경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시기 여성가족비서관을 역임했다.


조현식 부회장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원하는 주주들이라면 '한국앤컴퍼니그룹 주주제안 홈페이지' 또는 KL파트너스로 연락해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말했다.


외관상 지분율은 조현범 사장이 우위에 있지만 이른바 '3%룰'에 의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최소 1인을 다른 사외이사와 분리해 별도 선임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주주별로 최대 3%까지 제한한다. 


한국앤컴퍼니 오너일가의 지분은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대표이사(사장)가 42.9%, 장남인 조현식 대표이사(부회장)이 19.32%,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0.83%, 차녀인 조희원 씨가 10.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은 각각 3%로 제한된다. 지분 구조상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5.21%를, 소액주주는 17.57%(2019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성년후견심판 관련 조현범 사장과의 시각차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조현식 부회장은 "부친(조양래 회장)을 자주 뵙고 있다"며 "성년후견심판 청구는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된 도리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년후견제도란 정신적인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해 7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조양래 회장이 자발적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지분 23.59%를 인수해 보유 지분율이 42.9%로 늘자, 부친이 자발적 의사로 결정한 게 아니라며 정신건강을 문제 삼았다.


법원으로부터 선임 받은 후견인이 적지않은 권한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향후 한국앤컴퍼니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흐름은 변화할 수 있다. 후견인의 주요사무는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다. 후견인은 사건본인(조양래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고,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동의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의료, 재활, 교육, 주거의 확보 등 신상에 관한 사항도 법원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성년후견심판은 본격화하지 않았다.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의 면접조사에 이어 조양래 회장에 대한 가사조사가 지난 10일 실시됐다. 앞으로 조 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진료기록 감정), 재산 조회와 범죄경력조회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다.


법원은 조양래 회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의 심문을 바탕으로 들은 진술 등을 종합해 조양래 회장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후견 개시, 후견인 선임, 법정대리권의 범위 결정 등의 심판에 나선다. 법원이 해당 사건에 대해 조양래 회장이 재산관리 능력 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경우 후견인이 선임된다. 다만, 후견인이 선임되더라도 분쟁은 다시 촉발될 수 있다. 후견인 선임 관련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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