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그룹에서 주차장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는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공동 설립한 법인 휴맥스모빌리티다. 휴맥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휴맥스모빌리티에 공급하고, 휴맥스모빌리티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AJ파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휴맥스모빌리티의 자회사이자 휴맥스의 손자회사인 하이파킹은 지난 4일 AJ파크 지분 100%를 664억원에 매입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AJ그룹과 체결했다. 해당 양해각서는 일정 수준의 구속력이 있으며(binding), 휴맥스 측은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30억원을 AJ그룹 측에 지급했다.

하이파킹은 8주 동안 AJ파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본계약에 해당하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실사 결과 매매가는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 거래 주체도 하이파킹이 아닌 모회사 휴맥스모빌리티로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휴맥스는 지난 2019년 하이파킹을 인수해 주차장 운영 사업에 진출했다. 하이파킹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다수의 주차장 운영 업체를 M&A해 출범시킨 곳으로 시장 점유율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업계 1위로 꼽혀 왔다. 휴맥스는 당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모색하는 VIG파트너스로부터 하이파킹 지분 전량을 1700억원에 매입했다.

휴맥스는 하이파킹을 인수할 당시 FI의 지원을 받았다. 지배구조 개편이나 세컨더리 투자(기존 기관투자가의 지분을 또다른 기관투자가가 재매입하는 거래)에 최적화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운용 중인 스틱인베스트먼트였다. 휴맥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각각 950억원과 1000억원을 휴맥스의 자회사인 비상장법인 플랫에 투자했고, 플랫은 이 자금으로 하이파킹을 인수했다.

플랫은 이후 사명을 휴맥스모빌리티로 바꾸고 주차장 운영 분야의 1위 사업자 영역을 공고히 했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주차장과 관련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주차장이라는 물리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 셰어링(차량 공유)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전기차의 확대 보급에 따라 전기차 충전 솔루션도 선보였다.

휴맥스는 주차장과 카 셰어링, 전기차 충전과 같은 모빌리티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주차장 운영 업계 2위(매출액 기준으로는 1위)라는 평가를 받는 AJ파크를 인수하기로 한 결정을 내린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AJ그룹은 한때 FI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AJ파크에 유치할 정도로 주차장 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유동성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차장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휴맥스는 6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AJ파크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50억원을 조달하고, 이 가운데 300억원 가량을 AJ파크 인수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휴맥스가 확보한 유상증자 대금을 휴맥스모빌리티에 출자하고, 휴맥스모빌리티는 이 자금을 다시 하이파킹에 출자해 AJ파크를 인수하는 구조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휴맥스모빌리티→하이파킹으로의 출자 과정을 생략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휴맥스모빌리티가 직접 하이파킹을 인수해 하이파킹과 AJ파킹을 각각 병렬로 거느리는 구조가 된다.

휴맥스는 당초 4월 27일(납입일 기준)까지 AJ파킹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AJ파크 인수 거래를 완료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상증자 일정을 한달 반 가량 늦추기로 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유상증자 대금은 6월 중순 납입되고, 거래대금 지급은 그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