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허위·과장 공시, 업비트 '골머리'
지갑 옮기기·기공개 정보 공시 남발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09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무분별한 공시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면서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디어 등에 이미 공개된 내용부터 허위·과장된 정보를 새로운 정보인양 공개하며 투자에 혼돈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과대 공시로 인해 가상자산 고머니2(GOM2)를 상장 폐지했다. 고머니2가 지난 16일 업비트를 통해 공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과장되어 있었으며, 업비트는 이에 따라 프로젝트에 책임을 묻고 거래를 중지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고머니2는 지난 16일 17시경 업비트를 통해 운용자산 5조원 규모의 북미 펀드 셀시우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공시 직후 고머니2 가격은 35원선에서 63원선까지 오르며 8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공시와 달리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네트워크상의 가상자산 지갑을 단순히 옮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셀시우스 측 또한 공시와 달리 고머니2측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다음날인 지난 17일 오후 1시경 업비트는 고머니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프로젝트측에 공시 조회와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고머니 가격은 17일 30원 초반선으로 떨어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며, 18일 업비트가 해당 가상자산의 상장 폐지를 공지하며 가격은 20원 초반으로 내려갔다. 22일 코인마켓캡 기준 고머니2 가격은 19원이다. 


업비트측은 고머니2와 관련된 공지를 통해 "최근 공시 제도의 운영 원칙을 악용하여 충분한 대외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은 자료를 발송하는 프로젝트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비트가 프로젝트측의 불완전 공시로 골머리를 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가상자산 프로젝트 '보라'는 이미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뒤늦게 공시해 '중복 공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업비트는 이달부터 이미 공개된 내용에 대해 '기공개' 정보로 분류해 공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스모체인이 약 4억개의 가상자산을 추가로 발행한 사실을 숨기고 공시하자 업비트는 가상자산 코즘(COSM)을 상장폐지 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공시에 대해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거래소 공시가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자산 시장에 호황이 불며 가상자산 거래소에 투자와 관련된 공시가 게재되면 가격이 100%이상 상승하는 '공시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상자산 메디블록(MED)은 이달 '백신 여권' 개발 공시 이후 가격이 51원에서 하루만에 100원선으로 100% 상승했으며, 디카르고(DKA)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 공시 이후 가격이 230% 오르기도 했다. 


공시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가상자산은 주식시장과 달리 공시에 대한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가 자체적으로 SNS채널과 공식 홈페이지, 언론 등을 통해 주요 투자 유치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 투자자들은 투자와 관계 없거나 허위·과장 정보가 올라와도 이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 


정보 접할 창구가 좁다 보니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공시에 더욱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가상자산 거래소 중 공시를 제공하는 곳은 지난 2019년부터 자체 공시제도를 운영해온 업비트가 유일하다. 업비트는 평균 매달 40개 이상의 공시를 게시하고 있다. 상장 가상자산은 총 143개로, 프로젝트당 평균 세달에 한번 공시를 올리는 셈이다. 


업비트 측 또한 허위·과장 공시에 대해 '상장폐지'와 '유의종목'지정 등의 강수를 두고 있지만, 공시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옥석 가리기는 여전히 녹록치 않다. 


업비트 측은 "프로젝트들로부터 발송된 자료들을 최대한 여과 없이 많은 공시로 제공해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며 "프로젝트 공시 요청이 전달되면 공시의 사전 공개 여부,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공시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것처럼 거래소에서도 이를 일일히 확인하기는 힘들다"며 "공식적인 공시 기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공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는 이에 지난해 특금법에 가상자산 공시의무제 포함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이달 25일부터 시행되는 특금법 개정안에 해당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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