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된 쿠팡에 필요한 한 가지
자산 5조원 대기업으로 성장…폐쇄적 소통 방식 여전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산업3부장] 김범석 의장의 바람대로 쿠팡이 최근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2010년 쿠팡 창업 당시 김 의장이 2~3년 내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목적지도 바뀌었고, 시간도 많이 지체됐다.


다만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직상장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당초 기대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걸 고려하면 인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의장 등 쿠팡 경영진은 당초 50조원 수준의 몸값이 책정되길 희망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예상보다 높은 호응에 두 차례나 공모가를 상향조정할 수 있었고, 최종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덕분에 김 의장은 2010년 창업 당시 투자한 자본금 대비 2600배에 달하는 지분가치(22일 종가기준 8조원)를 보유, 국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다음가는 주식부자가 됐다. 아울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기존 쿠팡 투자자들의 지분가치도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김 의장 입장에선 금전적 보상 외에도 심리적 만족감이 꽤나 클 것이다. 그가 그려왔던 쿠팡의 청사진인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세상을 저지하기 위해 국내 유통기업의 합종연횡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쿠팡은 이제 국내 유통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진 회사가 됐다. 정확히 말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어 대기업집단에 포함, 올해부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등의 규제를 받는다.


그럼에도 쿠팡이 여전히 벤처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변하지 않는 폐쇄적 소통 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경제인총연합회(경총) 가입건만 해도 그렇다. 당시 쿠팡은 경총 가입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뒤늦게 경총에서 "가입 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고, 최종 승인을 위한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쿠팡은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의 사망사고나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쿠친의 산업재해 사건 등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설명을 통한 소통 대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이렇다 보니 5만개가 넘는 일자리 창출 및 보수적인 국내 유통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 촉발 등 쿠팡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음에도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 아닐까.


아울러 미국 국적의 검은머리 외국인(김범석 의장)이 한국에서 사업을 벌여 '국부유출'에 앞장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로켓배송'이란 혁신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자를 갈아 넣고 있다는 논란 역시 폐쇄적 소통이 낳은 결과물로 판단된다.


분명한 사실은 쿠팡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숨기려 들수록 시장의 의구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 유통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된 쿠팡이 불통으로 일관한다면 수년 뒤 '쿠팡 없이 살았을 땐 얼마나 좋았을까'란 볼멘소리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쿠팡이 지속가능한 대기업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불통이 아닌 소통의 힘을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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