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펀드의 함정
분조위까지 갈 경우 쟁점은
③정확한 투자대상 고지, 원금보장 안내 여부 등이 핵심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4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적인 재간접펀드(fund of funds)인 해외 무역금융펀드가 무더기 환매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불법행위 및 사기 등에 연루된 '라임사태'와 달리 정상적인 무역금융펀드조차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제무역 위축 등으로 제 때 고객의 환매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영향보다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설계 구조와 판매, 운용 보고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해외 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점검하고 전문가들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펀드 1Y'와 'KB에이블DLS신탁 TA인슈어런스 무역금융'의 환매 중단은 단시간 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 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판매사에 대한 소송에 앞서 이달 말 금감원에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분조위가 검토할 경우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생명 등 판매사의 정확한 투자 대상 고지 여부와 원금 보장 안내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전망이다.   


◆ATFF 아닌 OPAL에 재간접투자 사실, 제대로 고지했나



해당 상품들의 기초자산은 OPAL-TA Alt Limited(이하 OPAL)을 통해 모펀드인 아시아무역금융펀드(ATFF) 채권을 바탕으로 한다. 운용사는 ATFF 채권 중에서도 100% 신용보험에 가입된 것들 중에서 선별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는 아시아 무역시장을 중심으로 평균 대출기간을 120일의 단기 대출을 제공해 펀드 내 유동성을 확보하고 대출의 안정성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더플랫폼자산운용이 제시한 운용성과 보고서. 기초펀드로 ATFF 1호와 2호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내



ATFF 채권은 ATFF 1호와 후속 상품인 ATFF 2호로 나뉘어지는데 이 중 어느 곳에 투자를 단행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해당 펀드 가입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누리의 한 변호사는 "펀드제안서, 운용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주로 ATFF 1호, 2호에 대한 운용 현황, 성과, 리스크 등이 주를 이룬다"며 "하지만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가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에 이미 ATFF 1호는 모집금액이 채워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를 판매했고 회차는 2호에서 5호다. 이들은 ATFF가 아닌 케이만 제도에 설립된 OPAL을 통해 재간접 투자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ATFF는 2014년부터 안정적으로 운영돼온 펀드인 점, 이 펀드에 편입된 OPAL 기초자산 중 100%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채권만 취급했다는 점은 모두 사실"이라며 "상품제안서에는 펀드 투자대상이 ATFF가 아닌 OPAL이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난다. 신한금융투자는 2019년 9월에서 11월까지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를 판매했고 회차는 7호에서 10호다. 신한금융투자는 펀드를 판매하면서 무역금융대출에 분산투자하는 아시아무역금융펀드에 투자되며, ATFF는 과거 매달 약 0.4~0.6%의 수익을 발생시켜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펀드 투자금은 NH투자증권에서 발행한 DLS 상품에 투입됐다. 이 DLS는 ATFF가 아닌 OPAL 펀드에 투자됐다.


그러나 앞선 법무법인 관계자는 재간접투자한 운용사 OPAL에 신용보강보험의 채권자 지위가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은 판매사들로부터 원금이 보장된다는 권유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판매사들이 100%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됐다는 내용을 강조했고 이는 사실상의 원금보장을 의미한다고 했다는 설명이다. 


더플랫폼자산운용이 설명한 연체, 디폴트 발생 시 자금상환 흐름도


◆'원금보장된 기초자산' 홍보···KB증권이 선례가 되나 


'KB에이블DLS신탁 TA인슈어런스 무역금융'의 경우 플랫폼자산운용이 아닌 NH투자증권이 발행한 DLS를 매입해 KB증권이 판매한 상품이다. 해당 DLS도 마찬가지로 OPAL을 통해 ATFF에 투자하는 구조다.


KB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원금 절반 규모의 선지급을 결정했다. 투자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에 임시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추후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다만 금융당국 민원이나 일체의 소송을 취하하고 앞으로도 제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럼에도 KB증권이 선지급 지원에 나선 이유가 있다. KB증권은 더플랫폼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과 달리 ATFF가 아닌 OPAL을 통해 재간접투자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제대로 안내했지만 보험사가 원금 지급을 보증하는 기초자산이라고 강조한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KB증권이 프라이빗뱅커(PB)에게 판매를 위해 제공한 '사내한' 문서에 따르면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대출을 기반으로 한다고 고지됐다. 고객 판매 단계에서 이같은 중대한 과실이 드러나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B증권은 DLS 기초자산의 검증 책임이 발행사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이를 토대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DLS 발행사인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상품 구조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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