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차별화 전략으로 생존 모색
중·장거리 노선 확대 움직임... 리스크 있어 '주의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09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차별화를 내세우며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는 등 기존 LCC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일각에서는 투자금이 단기적 생존에만 소모되지 않도록 사업 다각화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 등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 위주의 운항 시스템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국내 주요 LCC 취항 도시 현황.(자료=각 사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을 기준으로 국내 LCC중 가장 많은 취항도시를 확보한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8곳을 비롯해 일본 9곳, 동북아 14곳, 동남아 16곳, 대양주 2곳, 러시아 1곳 등 총 50곳의 취항지를 보유했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이 각각 37곳, 32곳, 47곳 등으로 뒤를 이었다.



LCC들의 취항지는 진에어의 호주(케언즈)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거리 노선이다. 인기 관광지를 중심으로 취항지가 형성돼 있어 상당수 노선이 중복된다. LCC 4곳의 총 취항 도시는 65개 도시이며 두 곳 이상이 중복 취항하는 도시는 32개다. 한정된 자원에서 LCC간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LCC가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일부 운행한다면 가격 면에서 대형항공사(FSC)대비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항공권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학생 등에게 LCC가 운행하는 중·장거리 노선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LCC들이 당장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단거리 노선에 치중해온 탓에 중·장거리 노선을 운행할 수 있는 항공기가 없는 탓이다.


국내 주요 LCC 항공기 보유 현황.(자료=항공운항정보시스템)


항공운항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42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B737-800기종이다. 해당 항공기는 189좌석에 최대 5665km 운행 가능한 중소형 항공기다.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27대 항공기도 모두 제주항공과 같은 기종이다. 에어부산도 중소형 항공기인 A321-200와 A320-200를 각각 16대, 8대 보유했다, 호주를 취항하는 진에어만 유일하게 중대형항공기 B777-200 4대를 보유했다. 나머지 21대는 모두 B737-800이다.


8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중형 항공기인 A330-300을 도입하기로 했다. A330-300은 티웨이항공의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330-300은 최대 335석에 1만1750km까지 운항할 수 있어 중·장거리 노선에 적합하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운수권을 확보한 크로아티아, 호주 등지를 중심으로 점차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거리노선을 전문으로 삼는 곳도 있다. 올해 제3자 배정 전환사채 발행으로 650억원 상당의 운영 자금을 마련한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설립부터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지향했다. FSC 대비 저렴한 요금으로 LCC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중간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거리 노선의 대부분을 FSC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HSC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항공기 보유 리스크도 덜하다. 최근까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없었다. 다음 달 국내에 도착하는 보잉 787-9가 1호기가 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1호기가 국내에 도착하는 즉시 항공운항증명(AOC)을 취득하고 운항 준비에 들어간다. 중·장거리 노선을 전문으로 내세운 만큼 항공기도 중·대형 항공기가 투입된다. 보잉 787-9는 최대 309석, 1만4140km까지 운항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이나 태국 등으로 첫 취항을 시작한 후 노선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라면서 "국내선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규 LCC 중에서는 가장 먼저 취항에 성공한 플라이강원도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한 중형기재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상증자가 결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과 달리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라이강원은 무상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이번 무상감자를 통해 414억원에 달하던 자본금을 138억원 수준으로 줄여 자본잠식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후 유상증자로 약 200억원을 조달하면 강원도의 지원금 60억원까지 수령할 수 있어 총 26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LCC들의 중·장거리 노선 확대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야 하는 등 상당수의 자본이 투입되는 작업이라 자칫하면 투자금만 소모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기의 구매 가격은 1대당 1000억원을 웃돌며 분기별 평균 리스료는 10억원에 육박한다. 항공기를 운행하지 않을 경우 나가는 주기료(항공기 주차료)와 항공기 정비료 등도 만만치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장거리 노선을 늘리는 것도 리스크가 있는 사업"이라면서 "투자금이 단기적으로 회사 유지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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