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SG경영, 정보 투명성 높여야"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박사…"업종별 성격 반영·전사적 조직 정비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박사.(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경영을 선언하고, 현재보다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높여야한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박사는 25일 '신(新) 기업생존 키워드 ESG'를 주제로 개최한 2021 팍스넷뉴스 기업지배구조 포럼에서 기업들의 정보 공개 투명성을 강조했다. ESG란 환경(E)·사회(S)·지배구조(G)의 약자다. ESG경영은 ESG 요소를 기업경영의 중심에 두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ESG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를 경영에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고 있는 추세다.


정재규 박사는 최고경영자(CEO), 회사명의로 ESG 경영원칙을 선언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실시 시기 등에 대해 종합적인 계획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ESG경영원칙을 선언하는 것은 향후 관련 정책을 계획에 따라 충실히 실시하도록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흡한 ESG 경영이 기업가치의 저평가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평가 지표는 주요 20개국(G20) 중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상장기업 지배구조의 후진성과 회계투명성 부족, 경영 투명성 미흡 등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거래소가 분석한 'G20 증시 평가지표'에 따르면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4배로, 미국(23.7배)과 일본(23.6배), 중국(16.4배), 독일(16.3배)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 박사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기업의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ESG 정보의 충실한 제공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실한 정보 제공에 기반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이는 시장 내 좋은 기업의 성장과 회사가치 증대를 이끌어 자본시장 전체의 발전과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박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의 ESG 정보 공개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발간된 지속가능성보고서 기준 81개사만이 정보를 공개하는데 그쳤다"며 "이들 81개사도 정보를 매년 공개하는 게 아니라 2~3년에 한 번 하는 등 시기가 불규칙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만 한정해서 보더라도 OECD 기준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이러한 틀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공시 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의 기업지배구조 공시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지배구조 문제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필요성과 ESG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 유도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당시 자율공시의 한계로 참여율은 9.3%(2017년 기준 756개사 중 70개사)로 저조했다. 이로 인해 2019년 유가증권시장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에 의무화하도록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공시의무대상 비금융 상장기업 전체 171개사가 공시기한 내 관련 공시를 완료했다.


정 박사는 "현재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내용은 주주의 권리, 이사회의 기능, 내부감사기구 등인데 앞으로는 환경(E)과 사회(S) 관련 내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해 발표했다. ESG 개념,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 정보공개과정에서 지켜야할 원칙, 보고서 작성과 공개절차, 정보공개 관련 세계 표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장법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12개 항목 21개 지표로 구성된 권고공개지표도 담았다.


정 박사는 "기업들의 ESG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은 정보의 투명한 공시"라며 "투자자,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 일반시민들이 어떤 기업이 어떤 ESG 활동을 하고 있고,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착한기업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ESG 경영 관련 후발주자들에 대한 대안책도 제시했다. 정 박사는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선도기업을 벤치마크해 자사에 적용가능한 방안을 도출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규모, 업종 등을 고려해 벤치마크 기업을 선정하고 전사적인 ESG 대응 체계 마련과 조직 정비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부서별로 분산된 ESG 관련 정보의 수집 관리를 총괄하는 체계와 조직을 마련해 대응하는 한편, 총괄부서와 각 업무 부서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사가 속한 업종의 특성을 반영해 ESG 각 요소의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정 박사는 "ESG 관련 각종 기준(가이던스)을 참고하되 기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기업 고유의 ESG 요소를 도출해야한다"며 "화학회사의 경우 환경적인 요소를, 노동력이 타 업종 대비 높으면 안전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진과 실행에 나섰더라도 관리되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박사는 "이사회 차원에서 ESG 정책을 실시하고, 성과 기준과 보고체계를 관리해야한다"며 "주요 ESG 이슈에 대해 상시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 참여자,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주기적 의사소통을 통해 기존 ESG 경영 관련 정책 실시 성과에 대한 외부 평가를 취합 분석해야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새 정책 방향성과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도출하는 절차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기업들이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박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악조건에서도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인 배경에는 지배구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요구한 게 성과로 도출된 것"이라며 "너무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류를 타지 못하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뚜렷한 평가지표 등이 없는 상황에서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해 각 주체들이 적정선을 유지하며 맡은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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