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멀티시그 월렛 입금 잇단 지연
CA지갑에서 EOA지갑 전송시 인터널트랜잭션 감지 못해…수동 처리 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5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멀티시그 지갑을 사용하는 거래소에서 업비트로 코인을 전송할 때 몇 시간 이상 지체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비트가 사용하고 있는 가상자산 지갑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비트에서 알트코인의 시세가 연달아 폭등하고 있어 타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던 투자자가 업비트로 자산을 옮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펌핑'에 맞춰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업비트로 송금 요청을 하면 즉각 이루어지지 않고 길게는 다섯시간 이상 지체돼 불편을 겪고있다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한 투자자가 업비트 입금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자 고객센터와 상담한 내역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 주말 한 국내 거래소에서 업비트로 이더리움을 송금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처리가 되지 않았다"라며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기술적인 용어를 쓰며 일반 투자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했다"고 토로했다.



투자자가 업비트 고객센터와 상담한 내용에 따르면 업비트 측은 투자자에게 '이더리움 입금 건의 경우 비표준함수를 사용한 컨트랙트 입금이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또 다른 거래소로 송금을 했을 뿐인데 왜 처리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몇 시간이 지나도 입금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 때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업비트에서 설명하는 '비표준함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블록체인 전문가 역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기술 전문가는 "'비표준함수를 사용한 컨트랙트'라는 것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파악할 수 없고,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업비트가 멀티시그(Multi-sig, 다중서명)월렛을 사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멀티시그란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전자지갑의 개인 암호키를 3개로 나눠 만들고, 이 중 2개 이상의 열쇠를 이용하면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출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실수로 출금하거나 개인이 탈취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지만 잦은 출금을 하기는 어렵다. 해당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전부 해킹 당하지 않는 한 전자지갑을 열 수 없는 구조라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RC-20 기반 토큰에 한해 멀티시그를 지원한다.


만약 멀티시그를 사용하고 있는 거래소에서 사용하지 않는 거래소로 이체할 때 발생하는 인터널트랜잭션을 인식하지 못해 입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더리움 지갑은 크게 EOA 방식과 CA방식으로 나뉜다. EOA는 일반 지갑, CA는 스마트컨트렉트를 활용한 지갑이다. 


CA에서 코인을 전송할 때는 '인터널트랜잭션'이 발생하는데, 같은 CA끼리 송수신을 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EOA가 인터널트랜잭션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따로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블록체인 기술사인 해치랩스 관계자는 "거래소가 CA지갑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인터널트랜잭션 감지 시스템이 갖춰있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없으면 CA로부터 이더리움이 들어와도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얼마가 입금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지갑에 자동반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추후 고객센터 문의 접수를 통해 수동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입금 시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내부 근무자가 적은 주말에는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중소형 거래소들은 대부분 멀티시그 월렛을 구축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오류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업비트 측은 "업비트는 멀티시그를 지원하는 코인의 경우 멀티시그를 사용하고, 멀티시그를 지원하지 않는 코인의 경우에는 ISMS 인증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모두 멀티시그 구축이 되어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현황은 보안상 외부 공개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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