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할 돈 없다"는 샘표식품...정말일까
증액 요구에 "CAPEX 확대 필요"로 응수...무슨 지표로 봐도 여력 넘쳐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샘표식품 소액주주들은 지난 26일 열린 회사 정기주주총회장에서 경영진에 배당증액을 건의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증액을 하지 않으면서 배당성향이 2.53%까지 떨어진 데 대한 불만이었다. 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샘표식품은 "공장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어 배당확대 여력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러한 해명에 대해 업계는 샘표식품이 사실과 다소 다른 얘길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떤 지표를 살펴봐도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에서다.


샘표식품은 2016년 ㈜샘표에서 인적분할로 신설된 이후 5년 만에 941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적립했다. 이익잉여금은 매년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상여 등의 형태로 사외로 유출되지 않고 적립된 돈을 말한다.



샘표식품이 짧은 기간 1000억원 안팎의 잉여금을 보유하게 된 배경은 매년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샘표식품의 순이익은 설립 이후 온전히 1년을 보낸 2017년 115억원에서 지난해 361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장류 1위 기업인 데다 요리에센스 '연두'가 시장에 연착륙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이익잉여금은 공장 등 투자자산에 녹아있는 경우가 적잖은 까닭에 꼭 회사에 쌓아둔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여분을 제외한 잉여금은 결국 주주들의 몫이며 이론상으론 잉여금과 관련이 있는 자산을 담보로 잡고서라도 배당을 줄 수 있어야 하는 자본항목이다.


순이익·이익잉여금 외 지표를 봐도 샘표식품은 상당한 배당여력을 갖췄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먼저 샘표식품은 기업의 배당여력을 가늠하는 데 주로 쓰이는 잉여현금흐름(FCF)부터 매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 등을 뺀 값을 의미한다. 지난해 샘표식품의 FCF는 320억원으로 출범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감가상각 및 이자·세전이익(EBITDA) 또한 597억원으로 최고액을 경신했으며 매출 대비 EBITDA는 18.7%까지 치솟았다.


업계는 샘표식품의 수익성 변동폭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내식수요 확대 트렌드가 올해도 지속 중이며 전염병 종식 후에는 비교적 애를 먹었던 B2B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과거 연결실적에 발목을 잡아온 중국과 미국현지 법인들 또한 지난해부터 모두 흑자경영에 성공하며 실적리스크가 줄어든 상황이다.


재무 컨디션도 최상이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말 순차입금이 마이너스(-)267억원으로 집계될 만큼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같은 시점 부채비율은 업계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100%를 크게 하회하는 39.8%에 그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초에 샘표식품이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것부터 이해하기 어렵단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케파(CEPA)로도 매출 증가분을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는데 고정비 부담을 키울 공장신설이 꼭 필요하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샘표식품의 간판 격인 간장·연두를 제조하는 이천공장 정도가 77.7% 수준의 가동률을 보였을 뿐 나머지 생산기지 가동률은 이에 한참 못 미쳤다. 된장·고추장·쌈장을 만드는 영동공장의 가동률은 57.9%였으며 육포, 차류 생산공장 가동률은 각각 35.5%, 29.9%에 불과했다.


한 샘표식품 소액주주는 "배당성향이 20% 수준만 됐어도 투자 확대부담으로 증액이 어렵다는 얘길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샘표식품은 실적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데다 재무여건도 양호한데 배당을 못 늘리겠단 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면 초기 투자비 부담을 감내한 시점 이후부턴 실적이 더 좋아질 텐데 중장기 배당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도 의아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샘표식품은 조만간 이천·영동공장에 대규모 투자가 계획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상당히 큰 규모로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다만 당사는 상장회사인 터라 공시규정 상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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