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보다 조직문화
IT 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조직문화 절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08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이베이코리아 M&A가 한창이다. 롯데와 신세계, SK텔레콤 등 오랜 역사의 대기업이 인수 적격 후보로 꼽혔다. 유통기업 홈플러스를 포트폴리오로 둔 MBK도 적격 후보 중 하나다. 이들은 각자의 사정 때문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이커머스 산업에서 생존해야만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롯데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 단위 자금을 쏟으며 '롯데온'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반열에 올리려 했으나 실패했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아직 그 위상이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다. 홈플러스도 오프라인 매장을 발판으로 온라인 사업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과 네이버, 마켓컬리 등이 보여주는 두 자리 수의 성장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거인이 온라인 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쓸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특히 쿠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90조 원 전후의 시가총액을 인정 받고 있어 IT 기술 중심의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통 산업이 격변하고 있다. 생산과 물류, 배송과 소비가 모두 IT로 연결된다. 이 지점에서 효율이 크게 개선된다. 그리고 그 중심엔 개발자가 있다. IT 기업을 자처하는 쿠팡은 수천 만원 단위의 입사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을 내세우며 고급 개발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네이버는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900명의 개발자를 뽑을 계획이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도 개발자를 지속적으로 채용해오고 있다. 물론 이들뿐 아니라 게임회사를 포함한 IT 기술 중심 기업이 더 좋은 개발자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배경엔 개발 인력 확보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고급 개발자 확보 경쟁에서 한참 뒤쳐진 롯데와 신세계는 조직을 통째로 떠와 IT 개발력을 단기간에 높이고 싶어 한다.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으니 IT 능력을 강화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란 논리다.


그러나 위 시나리오에는 선결조건이 있다. 조직문화다. 전통 대기업은 더 이상 선망의 직장이 아니다. 특히 개발자는 위계구조를 꺼린다. 그들은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업무를 원한다.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타당한 대우를 받고자 한다. IT 기업은 이미 타 직군보다 개발직군에 더 많은 연봉을 집행하고 있다. 전통 대기업이 위화감을 이유로 연봉 테이블에 손대지 않는 오랜 기간 동안 개발자들의 가고 싶은 기업 리스트에서 그들은 사라져갔다.


기업이 커지면 조직 특유의 문화가 생긴다. 직급 체계, 연봉 시스템, 직군 비중, 소속 산업, 경영진의 성향, 대외 이미지, 기업 철학, 나이, 성비 등 수많은 요소가 모여 조직문화를 만든다. 때문에 이 조직문화를 한 순간에 바꾸기란 너무도 어렵다. 그럼에도 지금의 오프라인 유통기업처럼 빠르게 이질적인 사업(이커머스) 경쟁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과감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인수 후 통합 작업(PMI)에서 항상 가장 큰 걸림돌이 두 조직문화의 충돌이란 점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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