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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하면 최고등급"…ESG 인증평가, 실효성 있나?
조재석 기자
2021.04.01 08:29:49
신평사 "시장 초기 일시적 현상일뿐"...중견기업 SRI채권 발행 유인책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올해 SRI(사회적 책임)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들 모두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등급'을 평가 받았다. 지난 1분기 국내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 3사가 본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평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발행사마다 1등급을 받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ESG 인증평가의 변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에 신평사는 시장 초기단계의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성숙기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의문이 해소될 것이란 입장이다.


31일 팍스넷뉴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SRI채권 발행에 나선 22곳의 발행사들은 모두 ESG 인증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들어 신평사가 직접 공시한 ESG 인증평가 결과는 총 24개다. 그중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가 패스·논패스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인증의견' 2건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SRI 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친환경, 사회책임, 지속가능성 등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최상위 등급을 평가 받았다.


발행사들의 ESG 등급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기존 신용등급이 우수했던 발행사들이 주로 SRI 채권 발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신평사는 ESG 인증평가를 진행할 때 ▲프로젝트의 적정성 ▲자금투입 계획 ▲자금관리와 사후보고 체계를 중점으로 평가한다. 특히 발행사가 첫 번째 ESG 인증평가를 진행할 경우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내부 시스템 검증이 주요 평가대상이 된다.


즉 SRI 채권은 일반 회사채도 원활하게 발행할 수 있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더 쉽게 발행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1분기 SRI 채권을 발행했던 기업 중 가장 신용등급이 낮았던 발행사는 'A-' 등급을 보유한 SK건설이었다. 이외 대부분의 발행사는 더블에이급(AA) 이상의 우량등급을 보유한 공기업과 현대자동차,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주요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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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신평사 관계자는 "SRI 채권 발행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내부적인 시스템 구축"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그룹 단위에서 ESG를 표방하면 '탑 다운' 형식으로 부서들이 움직이지만 중견기업에겐 ESG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 뿐더러 투입할 수 있는 재원도 한계가 있어 발행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SG 인증평가가 발행사의 '향후 계획'을 중점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높은 등급을 평가 받는 주된 이유다. 신평사는 사전검증 단계에서 발행사로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자금 투입 계획 등을 제출받는다. 아직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행사의 계획 만을 놓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부담도 있다. 따라서 신평사는 가능한 긍정적으로 등급을 평가하고, 정기 사후평가를 통해 조율해 나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신평사 3사가 인증평가 수주 시 발행사의 사후평가를 의무사항으로 넣는 이유다.


이승태 나신평 ESG평가본부장은 "현재 단계에선 시장이 초기다 보니 소위 말해 '고래'에 준하는 발행사들이 SRI 채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일시적인 과도기적 성격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 정도만 돼도 발행사의 모수 자체가 커지며 다양한 ESG 인증평가 등급이 부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평사 관계자들은 ESG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최고등급 릴레이' 현상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발행사 간 변별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을 표하고 있다. ESG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인증평가에서 중간 등급(G2~G4)을 받은 기업들의 발행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SRI 채권이 한시적인 트렌드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우량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들의 참여를 늘려 시장 규모 자체가 더욱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영규 한기평 ESG인증평가센터 팀장은 "국내의 경우 ESG 관련 채권 중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30%에 불과할 만큼 사회적 채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정적 부담이 있겠지만 정부가 SRI 채권 발행 기업에 세액 공제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중견기업들의 발행을 독려하는 좋은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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