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펀드의 함정
해외 운용사, 보험금 청구 안하나 못하나
⑦투자 피해자들 '신용보강보험 제대로 가입됐는지' 의심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적인 재간접펀드(fund of funds)인 해외 무역금융펀드가 무더기 환매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불법행위 및 사기 등에 연루된 '라임사태'와 달리 정상적인 무역금융펀드조차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제무역 위축 등으로 제 때 고객의 환매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영향보다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설계 구조와 판매, 운용 보고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해외 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점검하고 전문가들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아시아무역금융펀드(펀드명: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의 해외운용사인 홍콩의 트랜스아시아(TA)가 보험금 청구를 통한 투자 원금 회수보다는 펀드의 재구조화가 낫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TA는 아시아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오팔-TA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다.


이에 따라 아시아무역금융펀드에 가입했다가 환매중단으로 1년가량 투자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용보강보험에 들지 않은 기초자산에도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내 판매 금융회사인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은 신용보강보험에 가입한 기초자산에만 투자가 이뤄진다며 해당 펀드를 판매했다. 





◆ '만기연장=환매중단 사유' 밝히지 않는 TA


6일 팍스넷뉴스가 입수한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 현황 안내 자료'(아시아무역금융펀드 현황 자료)에 따르면, TA는 오팔-TA펀드에 대한 실사를 완료했음에도 실사 결과를 투자자인 플랫폼파트너스에 공유하지 않고 있다. 오팔-TA펀드는 아시아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해외 펀드다.


이에 따라 플랫폼파트너스와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은 아시아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오팔-TA펀드의 만기연장 사유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팔-TA펀드에 투자한 아시아무역금융펀드는 오팔-TA펀드가 만기연장되면서 자연스레 환매중단된 상태다. 환매중단 규모는 1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팔-TA펀드의 만기연장 사유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아시아무역금융펀드 플랫폼파트너스와 신금투, 우리은행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환매중단 사유를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중 한 명은 "판매사들은 사실상 기다려달라는 말만 몇 달째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아시아무역금융펀드 판매사에 전달한 트랜스아시아(TA) 입장. TA는 보험금 청구보다는 펀드 재구조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TA, 국내 금융사에 '펀드 재구조화 선호' 입장 전달


'아시아무역금융펀드 현황 자료'에서 드러나는 더 큰 문제는, 아시아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오팔-TA펀드를 운용하는 TA가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의사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TA는 지난해 10월 말 판매사 등에 "보험 청구 결정은 해외운용사의 재량이며, 해외운용사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할 때, 보험금 청구가 아닌 담보 처분, 대출 재구조화 등의 방안을 통한 회수가 보다 적절하다고 판단함"이라고 전달했다.  


아시아무역금융펀드를 설계한 플랫폼파트너스, 아시아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신금투와 우리은행은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기초자산에만 투자된다는 점에 주목해 판매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신금투와 우리은행은 이를 근거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원금 보장 상품'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오팔-TA펀드의 기초자산에 문제가 생겨도 해당 자산이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됐으니 보험금 청구를 통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식이었다. 이는 수 백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아시아무역금융펀드에 가입했던 가장 큰 이유이자,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신금투와 우리은행이 불완전판매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하지만 오팔-TA펀드가 만기연장되고, 자연스레 아시아무역금융펀드가 환매중단된 지 길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원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기초자산에만 투자한다는 주장이 거짓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말 작성한 아시아무역금융펀드 제2호 운용보고서 중 일부. 보험금 청구한 자산 비중을 20%대로 파악했다.


◆ 실제 보험금 청구한 자산 비중 20%대


아울러 지난해 12월 말 플랫폼파트너스가 작성한 아시아무역금융펀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자산 가운데 보험금을 청구한 자산 비중은 20% 후반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에 편입된 모든 자산이 동일한 상태라고 볼 순 없지만, 전액 '만기연장=환매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보험금 청구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셈이다. 이 또한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기초자산에만 투자됐다는 판매사들의 주장을 개인투자자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와 판매사들이 그들의 주장처럼 TA에 속았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우리가 직접 실사해 확인한 안전한 펀드'라고 해명하는 상황에서 해외운용사가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고 있고 실제 보험금 청구한 비중도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금융사들이 불완전판매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긴 어려워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마찬가지로 아시아무역금융펀드와 같은 기초자산을 공유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한 NH투자증권, 이 DLS를 매입한 뒤 상품화해 판매한 KB증권도 불완전판매 의혹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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