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비상
KB손보, 역마진에도 대규모 채권 발행 이유는
①연간 최대 역마진 100억…RBC비율 업계 평균 한참 하회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09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 국채금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이러한 '금리 발작'은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량 증가, 빌황 마진콜 사태에 따른 글로벌 IB들의 보유채 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국내 금융회사로서는 비상이다. 금리 상승이 운용 수익률 제고로도 이어지지만 금융회사는 당장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는다. 전반적으로 채권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조달 계획과 전망을 살펴볼 예정이다.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이 대규모 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역마진'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자본확충이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연내 최대 8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KB금융그룹 편입 이후 첫 후순위채를 통한 자본 확충이기도 하다.


KB손보 관계자는 "최근 5년 내 첫 외부 조달"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발행시점과 상·하반기 발행 규모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후순위채는 보험사의 자본확충에 자주 활용하는 채권이다. 단, 자기자본의 50% 내에서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고, 잔존만기가 5년 이내가 되면 해마다 자본인정금액을 20%씩 차감한다. 



KB손보는 최근 3년간 실적이 고꾸라지며 건전성 악화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 2017년 한때 연간 3000억원이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8년 1892억원, 2019년 1606억원, 지난해 1406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지급여력(RBC)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선 가용자본은 보험사가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이며, 요구자본은 보험사에 내제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 금액을 의미한다.


당기순이익으로 인한 이익잉여금은 가용자본에 반영한다. 적자를 시현하면 가용자본은 감소할 수 있다. 다만 흑자를 기록한다고 해서 반드시 RBC비율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영업에 따른 준비금 증가나 위험 산출 기준 변화로 리스크 값, 즉 요구자본 역시 함께 증가한다. 


쉽게 말해 요구자본의 증가를 가용자본이 충분히 만회하지 못할 경우 RBC비율은 감소할 수 있다. KB손보가 여기에 해당한다. 2019년 한 때 194%에 달했던 RBC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p 폭락한 175.7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KB손보는 2020년 결산 보고서를 통해 "위험 익스포져 증가와 퇴직계정 관련 제도 변경으로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2279억원 증가했다"며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당기순이익 시현 등을 통해 전년 대비 1547억 증가했으나, 가용자본 증가 대비 요구자본 증가로 2020년 지급여력비율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기준 KB손해보험의 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평균치인 247.7%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오는 2023년부터 새로운 회계제도(IFRS 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도입하면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리스크 산출 기준은 현재보다 강화된다. 이는 곧 RBC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손보의 지급여력금액과 지급여력기준금액을 토대로 환산해 보면, 후순위채 1000억원을 발행할 때마다 RBC비율은 약 4.61%p 제고될 수 있다. 단순 계산해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경우 RBC비율은 최대 212.68%까지 올라간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이자 역마진에 대한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흥국화재가 사모 후순위채를 약 연 4%에 발행했으며, 뒤이어 메리츠화재가 연 3.2%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보 역시 연 3~4% 수준에서 후순위채 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KB손보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85%에 불과하다. 쉽게 설명해 3%대의 이자를 부담하고 조달한 8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운용하면, 이자비용을 지급한 뒤 '손실'이 빚어진다는 의미다. 


단순히 계산해 이자비용은 연간 240~320억원 규모, 그러나 8000억원을 운용해 얻게 되는 평균 수익은 약 228억원이다. 역마진 규모가 최대 100억원까지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자본확충 비상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