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해부
FIU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 수작업도 가능"
감독당국 "시스템보다 내부통제 중요"…업계 "현실성 없는 답변" 지적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0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정부가 수작업으로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준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업계가 시스템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실성이 부족한 답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무위원회소속의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달 22일 가상자산 사업자 자금세탁방지의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정문 의원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어느 수준의 방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 이러한 내용을 매뉴얼을 통해 명시하거나 안내할 계획이 있는 지에 대해 FIU에 서면으로 질의했다.



자금세탁방지 의무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업계 토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상자산의 경우 자금세탁위험이 매우 높아 기존 금융권에서도 방안 마련에 고심이 깊은 분위기다. 기존 금융권의 준수 시스템으로 가상자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세탁위험을 막을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특금법이 시행됐지만 의무 준수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FIU는 먼저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세탁방지제도 교육은 사업자신고 등과 연계해 수요를 면밀히 파악한 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수작업으로도 가능하다"며 "반드시 전산시스템 구축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관한 사항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대다수는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의무를 수작업 방식으로 준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를 주축으로 구성된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 금지 정책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범죄수익을 창출하는 16개 부문 중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위험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정교하고 면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상자산 하루 거래량이 조단위를 넘어서면서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는 게 업계 정론이다.


이 가운데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감독당국이 수작업으로 규제 준수가 가능하다고 답한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제도 운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따끔한 충고가 나온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은 ▲고객확인제도(KYC) ▲의심거래보고(CTR) ▲고객현금거래보고(CTR)로 나뉜다. KYC를 통해 요주 인물을 자동으로 필터링하고 혐의거래를 분석한 후 양식에 따라 관련 내용을 제출하는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돼있다. 특히 KYC 위험평가는 국가·거래·상품·채널·고객·서비스 관점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운영해 이뤄진다. 유효성 검사와 원천데이터 업데이트도 필수다. 이같은 내용은 실시간으로 기록 저장된다. 규제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는 "수기로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알고리즘을 통해 위험도를 분류하고, 자동으로 데이터를 끌어와 처리해야 하는 영역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낮은 수준의 검사감독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자금세탁이나 테러리스트 위험도가 높은 인물은 와치리스트필터링 작업을 거치는데 수작업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FIU 측은 자금세탁방지 의무는 임직원의 의지와 사내 문화가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에서 수작업을 언급했다는 입장이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가능성 중 하나를 예시로 들었다는 것이다.


FIU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의 골자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솔루션 구축 자체의 비중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FATF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관련 기준이나 요건을 명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구축할 문제로 정부는 상담창구 등을 운영할 의무는 없다"며 저간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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