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스트릿, JT저축銀 '옥상옥' 구조 재가동
실질 지배력 추적 어려운 복잡한 구조에 '발목'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1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뱅커스트릿이 JT저축은행 인수·합병(M&A)에 실패한 것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특수목적법인(SPC)이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PEF와 SPC에 자금을 댄 곳들도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뒤섞여 있었는데, 이는 저축은행의 '실질적 대주주'를 엄격히 검증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었다.


금융 당국은 원칙적으로 PEF가 단독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 왔다. 또한 자금력이 떨어지는 FI가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최근 표명했다. 해당 규제 역시 사실상 PEF를 타깃으로 한 것이다.


금융사 M&A에 특화된 PEF 운용사를 표방하는 뱅커스트릿은 당국의 규제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다. JT저축은행 M&A에 자사가 PEF→SPC를 통해 지배하는 선물·옵션 중개회사인 VI금융투자를 앞세운 것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VI금융투자가 JT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외견상으로는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SI가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위해 또다른 업권의 금융투자 회사를 M&A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VI금융투자 자체가 뱅커스트릿이 조성한 PEF 소유라는 점에서 JT저축은행의 실질적 지배자가 되는 곳을 FI로 간주해야 한다는 지적이 금융투자(IB) 업계 곳곳에서 일었다. 심지어 VI금융투자가 자체 자금이 아닌 PEF를 조성하고, 이 PEF가 JT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하는 일이다. PEF가 선물·옵션 회사를 거쳐 재차 PEF를 조성해 저축은행을 소유하는 옥상옥 구조인 까닭이다.


뱅커스트릿은 JT저축은행 M&A를 위해 155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VI금융투자가 직접 유상증자와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인수 대금을 납입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VI금융투자의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인해 불발되고 말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VI금융투자가 무한책임사원(GP)를 맡아 10년 만기의 PEF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VI금융투자가 조성하려던 JT저축은행 인수 목적 PEF에는 다양한 국내·외 기관들이 유한책임사원(LP)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의 성격은 오로지 자본 차익(Capital Gain)을 노린 FI였다. 그 가운데 한 곳이 농협중앙회다. 농협중앙회는 한때 500억원 이상을 PEF에 출자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는 300억원대로 줄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금융사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농민들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지적과 ▲실질적인 대주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VI금융투자가 GP 자격으로 출자하기로 한 자금은 30억원에 불과했다. 이 30억원은 VI금융투자가 자체 여력으로 마련해야 했다. VI금융투자는 다만 GP자격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연 1~1.5%의 관리보수를 받기로 했다. 이론적으로는 펀드를 조성한 지 2년 안에 자체 투자금을 다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PEF들의 운용 사례에 비추어보면 이 관리보수는 JT저축은행이 지급하는 배당으로 충당될 가능성이 높다.


VI금융투자 자체의 정체성도 문제다. VI금융투자의 최대주주는 62.5%의 지분을 보유한 '비케이에스제1호(BKS제1호)'다. 비케이에스제1호는 뱅커스트릿이 VI금융투자를 M&A하기 위해 설립한 SPC다. 사명에 붙은 비케이에스는 뱅커스트릿의 영문 이니셜이다. 비케이에스제1호는 자체 자금에 120억원의 차입을 더해 일으켜 VI금융투자를 인수했다. 이 역시 저축은행은 차입 매수가 불가능하다는 금융 당국의 방침과 배치될 수 있다. 지배구조의 윗단에 레버리지(차입)가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케이에스제1호의 지분은 전량 뱅커스트릿이 조성한 185억원 규모의 PEF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다.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 약정 총액의 과반인 117억원은 홍콩에 거점을 둔 금융투자 회사인 VI AMC가 출자했다. 반면 뱅커스트릿이 GP 자격으로 출자한 자금은 3억원에 불과하다. 홍콩 자본이 PEF와 SPC라는 기구로 VI금융투자를 우회 지배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이다. 


VI금융투자 자체가 홍콩 자본→PEF→SPC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어떻게든 JT저축은행 인수 시도에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뱅커스트릿이 JT캐피탈로 통로를 바꿔 JT저축은행을 인수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JT캐피탈 역시 VI금융투자가 PEF를 통해 인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기존의 거래 구조에서 JT캐피탈이라는 여신전문금융회사만 하나 더 끼여 복잡함만 가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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