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롯데, 맥주가격 인상 뜸들이는 이유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트렌드·점유율 뒤집을 기회 작용 분석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홍기 기자] 맥주업체들이 맥주가격 인상에 대해 계산기를 연신 두드리고 있다. 오비맥주가 총대를 매고 일부 맥주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의 수싸움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가격인상을 하는 게 실리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있는 셈이다. 주세법 개정 이후 원가부담 상승에 대한 인상요인이 두드러진 가운데, 소비자들의 저항은 물론 올해 점유율 경쟁까지 염두해 둬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부터 자사 일부 맥주 출고가를 1.36% 인상했다. 대상품목은 카스프레시·카스라이트·오비라거 등 업소용 330ml 병 제품과 생맥주(케그·20리터) 등이다.


업소용 카스프레시·카스라이트 병(330ml 기준) 출고가는 845.97원에서 857.47원으로 11.50원 인상됐다. 케그(20L)는 3만430.45원에서 3만844.30원으로 413.85원 올랐다.



이는 최근 주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따른 조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세법 개정에 따라 원가부담이 커진 만큼 가격을 일부 조정했다"며 "대신 가정 등에서 주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맥주와 탁주에 물가지수를 반영한 세율조정을 골자로 한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종량세를 적용받는 맥주와 탁주에 대해서 각각 1리터당 834.4원, 41.9원의 세율을 적용한다. 맥주와 탁주 1리터당 각각 4.1원, 0.2원을 인상한 것으로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0.5%를 반영한 결과다. 내년 3월부터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조정한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물가 연동 세율 적용은 종가세 적용을 받는 주류와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다. 일례로 종가세 적용을 받는 소주의 경우 가격 인상에 따라 자동으로 세수를 인상한다.


일단 각기 '테라'와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가격인상을 보류중인 상태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저항을 무시하기 어려운데다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흥업소 점주들 사이에 오비맥주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 가격인상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다보니 밝힐만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도 "세금 개정에 따른 부담이 없을 순 없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며 "내부적으로 (인상요인을)감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쉽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데 대해 점유율 문제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코로나19 사태, 경쟁 심화 등으로 공고했던 맥주 1위 오비맥주의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때 60% 수준까지 치달았던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50% 초반까지 떨어진 반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0%대에서 40%대로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입장에서는 더욱 고삐를 죄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맥주 제품 리뉴얼 및 마케팅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경쟁 또한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까지 내세울 수 있는 기회"라며 "더욱이 해마다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가격 인상이 가져올 후폭풍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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