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늘지 않는 철강 R&D 투자
수익 악화·新사업 진출 등 투자 정체 요인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7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철강업 불황 장기화에 따른 수익 악화와 함께 주요기업들의 잇단 철강 외 신(新)사업 진출 등이 투자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호시탐탐 국내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는 중국, 일본 등 수입산을 견제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과 설비 고도화를 위한 철강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 5개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KG동부제철)의 지난해 총 연구개발비용은 7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200억원 가량 늘어났지만 전체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은 0.7% 수준에 그쳤다. 주요 철강기업들의 평균 연구개발비용은 지난 2016년 이후 단 한번도 매출액 대비 1% 비중을 넘지 못했다.


개별기업으로 살펴보면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 격인 포스코가 압도적인 비용을 지출했다. 포스코는 최근 5년간 철강 연구개발비용으로 연간 평균 5000억원 이상 집행하며 5대 철강기업 전체 연구개발비용의 약 75% 이상을 차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지출비용도 1.7%를 웃돌았다. 하지만 나머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KG동부제철 등의 연구개발비용은 매출대비 0.07%에서 최대 0.7% 수준에 머물렀다.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철강기업들이 연구개발투자에 주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인한 철강 수요산업 침체와 원료가격 상승에도 제품가격 반영 지연이라는 '이중고'로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겪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37.9%, 78% 동반 감소했다. 특히 세아베스틸은 17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철강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대형 기업들이 철강 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요인이다. 최근 포스코는 이차전지소재사업을 미래 핵심성장동력으로 삼고 조 단위의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그룹 비전에 발맞춰 수소 생산능력 증설과 수소전기자동차 주요 부품인 금속분리판 사업 확장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신사업 추진은 철강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철강관련 투자는 연구개발보다는 설비 가동을 위한 유지보수에 그치고 있다"면서 "주요기업들이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철강 외 사업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철강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철강 내수시장 방어와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해외 각국의 적극적인 철강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은 이러한 지적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철강 공급과잉이 고착화하면서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8년 미국의 수입할당제 시행과 지난해 유럽연합의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각국의 철강 보호무역 강화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국내 시장으로 역수입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인접국인 중국, 일본 등은 호시탐탐 국내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국내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낼 경우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내 철강기업들의 차별화한 제품 경쟁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친환경, 경량화, 고강도 등의 철강재 개발 등에 선제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이유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더 이상 범용재 생산만으로는 국내시장을 지킬 수 없고 수출 확대도 어렵다"면서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본업인 철강제품 개발에 더욱 몰두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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