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세무조사, 다음 타깃은?
2017년 ICO 과세기한 1년 남아…무신고·납부지연 가산세 등 부과 가능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10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정부가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과 탈세 등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과거 해외에서 ICO(가상자산공개)를 진행한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올초 HN그룹의 에이치닥을 시작으로 아이콘루프 등 해외에서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블록체인 기업들에 과세당국이 긴급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본격적으로 칼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 지난 2018년 스위스에서 ICO를 진행한 곳으로, 국세청은 이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자금을 옮겨오는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역외탈세 혐의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ICO를 진행한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국세청의 다음 타깃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9년 발표한 '국내 ICO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ICO를 진행한 국내 블록체인 기업은 22개사로, 총 자금 모집 규모는 약 5664억원, 평균 330억원에 달한다. 이들 외에도 2021년까지 해외에서 ICO를 진행한 국내 프로젝트를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많다. 



대다수 기업이 ICO를 진행한곳은 스위스·홍콩·싱가포르 3개국이다. 이들이 해외에 별도 법인을 세운 이유는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ICO가 전면 금지되어 있던 반면 스위스등 해당 국가들에서는 ICO기업과 관련된 법이 별도로 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법인세 또한 비교적 낮다. 싱가포르의 경우 7%로, 22%인 국내에 비교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스위스에서 ICO를 진행한 ▲보스코인(2017년, 170억원)  ▲현대 BS&C(2017년, 3000억원) ▲더루프(2017년, 1000억원) 등이며, 홍콩에서 ICO를 진행한 ▲한빛소프트(2018년, 1800억원), 싱가포르에서 ICO를 진행한 곳은 ▲직토(2018년, 200억원) ▲위메이드트리(2020년) 등이 있다. 



이들이 ICO를 진행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국내 모기업이 국내와 해외에 각각 별도의 법인을 설립한 뒤 국내 기업은 프로젝트 개발과 블록체인 백서 작성, 투자자 홍보 등의 제반 업무를 담당한다.


해외 기업은 최소 임직원수만을 채운 소위 '페이퍼 컴퍼니'로, ICO로 모은 자금의 환전 등만을 담당한다. 


금감원은 ICO 실태조사 당시 "해외 페이퍼 컴퍼니는 ICO 자금모집 이외 다른 업무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국내기업이 개발 홍보 등 업무를 총괄한다. 해외에서 실시한 ICO이지만, 한글백서 및 국내홍보 등 고려시 사실상 국내 투자자를 통한 자금모집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업이 사실상 같은 곳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또한 대다수 해외 법인은 비영리재단(법인)등으로 세워진다. 이 경우 ICO자금이 '기부'의 형태로 신고되어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스위스의 경우 국내 블록체인 기업의 비영리재단 설립이 많아지자 지난 2018년 말부터는 한국 법인들의 유한회사가 아닌 비영리재단의 설립을 막았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ICO백서에서부터 본인 회사는 교육, 기부, 결제 등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가상자산을) 사용한다고 세팅하고 있다"며 "국내 발생 매출을 해외로 송금한 뒤, 해외에서 이를 다시 국내 기업에 보낼때는 용역에 대한 대금으로 보내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 스위스 재단에서는 기부금으로 ICO자금을 처리해 이 또한 세금이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19년 ICO실태조사 당시 금융당국은 주로 STO(증권형토큰) 판매,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 등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탈세 여부에 대해 과세당국이 갑작스레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가상자산 과세가 원인으로 보여진다. 지난 2019년 이전까지 가상자산은 소득세법상 이익에 열거되지 않아 과세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이 자산으로 편입되었으며,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예정되어 있다. 


1년남짓 남은 과세기한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진다. 과세당국이 일정 기간 내 세금을 행사하지 않으면 부과 권리가 사라지는 과세제척기간은 5년으로, 지난 2017년 시행된 ICO의 경우 과세 기한은 내년인 2022년까지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9년 빗썸에 대해 부과제척기간을 고려해 5년간 중개한 외국인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과세제척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조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 같다"며 "큰 규모의 프로젝트부터 국내 ICO업체들에 대한 조사가 내년까지 진행될 것"이라 예측했다. 


한편 이들이 진행한 ICO에 역외 탈세 혐의가 적용될 경우 ICO금액에 준하는 높은 금액의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권인욱 IW세무사무소 세무사는 "법인세에 대한 무신고 가산세 60%와 납부지연 가산세가 1년당 10%씩 부과되며 그 외에 추가적으로 부가가치세 본세와 가산세, 자료제출 불이행 등에 대한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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