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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신탁 유증에 실권주 대량 발생, 배경은
권녕찬 기자
2021.04.14 08:28:27
기존 주주 대거 발빼…자본확충 성공, 리츠·차입형토지신탁 진출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한국투자부동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의 주요 주주 지분율에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 회사가 유상증자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한 탓이다. 카카오페이 등 기존 주주 대다수가 실권했고 이를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쓸어 담았다. 최대주주 지배력이 강화된 한투부동산신탁은 이번 유증을 통해 차입형 토지신탁 등 고수익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한투지주, 실권주 대량 인수…지분율 82.6%


지난 3월 한투부동산신탁은 2019년 출범 이후 첫 유상증자에 나섰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3000만주를 발행해 총 1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 중 최대주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898억원을 출자해 기존 지분율 59.9%를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증 결과, 한투지주는 1351억5000만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82.6%까지 확대했다. 기존 주주들이 신주 인수권리를 대거 포기하면서 실권주가 발생했고 이를 한투지주가 인수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우리은행·미디어월(다방)·피노텍 등이 실권했고 현대해상만 148억5000만원을 투입해 증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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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신주 인수를 거절한 배경은 제각각이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곧 상장을 앞둔 만큼 이번 유증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내 우리자산신탁을 두고 있는 만큼 유증에 참여할 동기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디어월과 피노텍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주 대다수가 유증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투부동산신탁 지분율은 대폭 변화했다. 최대주주인 한투지주는 59.9→82.55%로 증가한 반면 현대해상은 9.9%를 그대로 유지했다. ▲카카오페이(9.9→2.475%) ▲우리은행(9.9→2.475%) ▲미디어월(9.9→2.475%) ▲피노텍(0.5→0.125%) 등은 지분율이 대폭 감소했다. 


◆자본 확충 성공…차입형 토지 등 시동


이번 유증은 올 하반기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진출하기 전 자본 확충을 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본인가를 내릴 당시 자본금 확충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2년간 신생 신탁회사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규제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설립 후 2년이 되는 오는 10월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가능해진다.


이번 유증은 2019년 본인가 시 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을 준수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당시 한투부동산신탁은 인가 후 3년 내 추가로 자본금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과거 인가서를 제출한 대로 사업계획을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증을 마무리하면 한투부동산신탁의 자본적정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2049.7%로 14개 부동산신탁사 평균(836.8%)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도 개선한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한투부동산신탁의 자기자본은 362억원으로 14개 신탁사 중 최하위 수준이었으나, 이번 증자로 7위까지 상승할 예정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이번 증자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한투지주의 지배력 강화로 추후 자금지원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 확충에 성공한 한투부동산신탁은 향후 수익성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과 리츠(REITs) 등 사업 다각화에 본격 나선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현재 이를 위한 전산망 구축과 조직 정비 등 내부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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