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빅테크, '비대면 주도권 전쟁' 가열
금융사 "빅테크, 금융업 무혈입성" 불만···인뱅 등으로 반격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4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비대면으로 빠르게 변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비대면 금융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데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행, 기존 금융사의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설립 검토 등 숨가쁜 환경 및 제도 변화,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의 인뱅 설립 검토는 빅테크, 핀테크에 대한 기존 금융회사의 반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회사는 그동안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면서 점포수를 줄여왔으나 실업률 증가를 우려한 금융감독당국에 일단 저지당한 상태. 하지만, 느슨한 규제 장벽을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빅테크, 핀테크 기업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반면 테크기업은 반대로 기존 금융사가 규제 테두리에서 보호를 받아온 것이라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 혁신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금융사와 빅테크 간의 주도권 경쟁은 급격한 비대면 시장으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 금융사의 반격 "우리도 인뱅 진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은 조만간 은행연합회를 통해 인뱅 설립 의지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뱅 시장은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곳에 이어 올해 본인가를 준비하는 토스뱅크 등 3파전 양상이다.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3대 주주,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2대 주주인데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모바일 앱 강화 등을 추진하는 금융지주사의 인뱅 진출을 두고 중복 투자, 인뱅 도입 취지 훼손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인력 구조조정에 민감한 금융권 노조와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양한 계열사를 둔 금융지주사의 인뱅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에게는 상당한 위협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의 인뱅 진출은 기존 빅테크는 물론이고 마이데이터 사업과 맞물려 비은행계 금융사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금융사 "공적 책임감 없는 테크기업" vs 테크기업 "금융사가 보호받아온 것"


이러한 기존 금융사의 움직임에는 빅테크에 대한 불만과 위기의식이 기저에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수십 년간 규제에 적응하면서 시장을 성장시켰는데 빅테크는 사실상 금융업에 무혈입성하고 있다"며 "테크사와 협업 논의를 해보면 그들이 얼마나 금융 규제에 무감각한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 특히 은행은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기능도 수행한다"며 "빅테크들이 누리는 혜택에 비해 어떤 공적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테크기업의 생각은 다르다. 핀테크 기업의 한 임원은 "외부 진입을 제한하는 라이선스와 규제 테두리에서 기존 금융사가 보호받아온 것"이라며 "혜택을 운운할게 아니고 시장 발전을 위해 경쟁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형상 금융혁신을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금융감독당국 내부에서도 미묘하게 의견이 갈린다. 빅테크를 경계하는 인사들은 단순히 기존 금융사의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차원을 넘어서 금융 및 보안사고, 신용불량자 양산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금융사에 준하는 강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반대로 IT기술 발전으로 규제 혁신을 통한 빅테크,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의 장을 열어주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태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 비대면 금융시장의 급격한 확대 


금융지주사의 인뱅 설립 여부를 떠나 금융시장은 이미 비대면 위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독자적인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빅테크와 밀리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금융과 유통, 의료 대기업 간의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중소형 금융사는 핀테크와의 협업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마이데이터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던 모 생보사도 예비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내부에서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해당 생보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미 핀테크사와 거의 협력 방안을 끝내놓은 상태다.


특히 성장이 정체된 카드업계는 마이데이터에 거의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는 비금융 부문을 연계한 대대적인 시스템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고, 삼성카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와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저축은행업계도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선정됐고 SBI, 페퍼, OK 등 선두권 저축은행도 모바일 앱 경쟁력 제고에 몰두 중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외 중소형 금융사는 생존을 위해서는 협업밖에 없다"며 "업종이 다른 복수의 금융사와 핀테크, 유통사, 의료기관 등이 협업하는 '데이터서비스 얼라이언스' 구성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과 소비 생활에서 편의성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코로나19와 맞물려 비대면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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