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HMM CB가 보여준 IB의 역할
주가 상승시 콜옵션 청구로 주식전환 유도…IB 창의적인 딜에 '부채↓자본↑' 효과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08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현대로템과 HMM의 CB는 발행된 지 4개월 만에 대부분 투자자들은 전환권을 행사했다. 주가 상승 폭도 상당히 높았지만 회사가 콜옵션 행사하면서 주식 전환을 촉진시켰기 때문이다. 전환권을 청구하지 않아 조기상환을 받게 되면 금리밖에 챙길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선택했다. 투자자들은 전환가액 기준 90~120%의 수익을 거뒀다.


해당 CB들은 15거래일 이상 전환가액 대비 150% 이상의 가격이 유지될 경우 발행사가 발행 전액에 대해서 콜옵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부여돼 있었다.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할 시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권 청구가 늘어난다. 이를 더욱 빠르게 유도하기 위해서 발행사가 콜옵션을 청구하면 나머지 만기까지의 기간동안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채권 형태였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부채는 줄어들고 자본이 늘어나면서 재무지표가 2배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주가가 발행 당시보다 50% 이상 상승한 시점에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이 콜옵션을 청구한 뒤에도 투자자가 전환권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보장된다. 투자자와 발행사가 모두 손해보지 않는 구조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처럼 주가 상승시 콜옵션을 행사해 서둘러 주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유도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과거 미래에셋증권의 1회차 CB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구조의 딜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의 CB는 대부분 원금을 상환했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가 화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아쉬운 점도 있다. 현대로템 CB의 경우 총 2400억원 중 45억원 규모의 투자자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고 원금을 상환받았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전환권을 청구하는 것이 옳은 선택지였기 때문에 해당 CB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정보가 부족했던 투자자들이 원금과 이자밖에 챙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딜은 IB의 역량이 한껏 발휘된 딜이라고 평가받을만 하다. 틀에 박힌 원금과 이자, 리픽싱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적당히 붙인 구조가 아니라, 주가 상승시 콜옵션을 통해 자본 전환을 촉진시키는 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투자자와 발행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었다.


현대로템 CB의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에서 이러한 구조로 발행과 전환에 성공한 뒤 HMM도 '닮은 꼴' CB를 내놨다. IB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구조의 메자닌 상품이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는 투자자와 발행사 사이에서 그들이 원하는 시기, 규모, 조건을 충족시켜 조달을 원할하게 해주는 역할을 맡는 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창의력이 IB에게 필요하다. 현대로템과 HMM의 CB에서 엿볼 수 있었던 IB의 창의력은 시장을 한층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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