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에는 있고 KRX에는 없다
무너진 글로벌 장벽, 투자자 니즈에 맞는 경쟁력 갖춰야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WM부장] 쿠팡이 나스닥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하며 마켓컬리, 비바리퍼블리카, 두나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유니콘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 겨냥에 나섰다. 


한국거래소(KRX)도 뒤늦게 기업 유치에 나섰다. 외국기업의 국내 주식시장 상장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믿었던(?) 국내 대표 기업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진출하겠다고 하니 다급해졌다. 유니콘 회사들과 접촉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미국 상장과 비교해 비용이 10분의 1가량 저렴하며 투자자보호 컴플라이언스 등 법률 리스크가 낮다고 설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논의해 상장요건도 낮춰 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국내 기업의 나스닥시장 진출에 나스닥OMX(나스닥 운영사)와 한국거래소를 비교해 보니 여전히 내수용인 한국거래소의 제자리 걸음이 안타깝기만하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2020년 시가총액 기준 나스닥은 2위,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13위다. 나스닥은 성장을 거듭해 1위 NYSE 유로넥스트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2017년 13위, 2018년 14위, 2019년 15위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유동성 장세 덕에 반짝 상승했다.


한국거래소(KRX)는 민간기업이다. 시장감시 기능을 가지고 있어 국가 기관처럼 느껴지지만 2015년 1월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다.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에게 이를 환원할 의무를 가진 주식회사다. 다행히 지난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 동학개미발 거래 급증 등으로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28.7%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이 43.2% 증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속이 쓰린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상장기업 수는 줄고, 코스닥 시장내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은 바이오기업들 뿐이다. 한때 외국기업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현재 자취를 감추고 그나마 몇년 전 국내시장에 상장했던 중국기업의 상당수는 상장폐지됐다. 



나스닥상장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나스닥에는 ○○○이 있고, 한국거래소에는 ○○○이 없다고 말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먼저, 나스닥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거래소로 수많은 기관·외국인투자자들이 유망한 기업을 사고팔며 엄청난 거래량을 일으킨다. 한때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잠깐 기웃거렸던 중국 기업들도 나스닥으로 직행하고 있다. 


나스닥은 혁신기업을 환대한다. 나스닥은 태생적으로 미국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1971년 2월에 창립됐다. 장외시장을 시작으로 무섭게 성장한 나스닥은 2010년 6월 적자기업인 테슬라를 적극적으로 상장시키며 혁신기업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나스닥에는 대표기업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열광하며 밤잠을 설치며 나스닥 장이 열리길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알파벳C, 페이스북, 보다폰그룹, 브로드컴, 알파벳A, 인텔, 컴캐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국내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도 대표기업이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삼성SDI,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외국인들도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다. KRX는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스닥처럼 성장문턱을 낮춰 중소·벤처기업의 진입을 돕겠다며 1996년 코스닥시장을 개설했다. 씁쓸하게도 현재 코스닥시장은 대표기업 부재, 낮은 시가총액, 경쟁력이 약한 기업의 부실한 경영 등이 도마에 오르며 코스피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단계 시장 정도로 위상이 낮아졌다.


한국거래소는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개인투자자의 니즈를 여전히 읽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의 발달,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도래,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투자지식, 적극적인 주식 투자 행위 등으로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은 날로 늘고 있지만 투자활성화나 투자자보호를 위한 대책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독점 구조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반응도 있다. 민간기업으로서 글로벌경쟁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체질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거래소는 2005년에 한국증권거래소(KSE), 한국선물거래소(KOFEX), (주)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 4개 단체가 한국증권선물거래소로 통합, 2009년 2월 한국거래소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회사로는 코스콤이 관계사로는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있다. 독점논란을 씻고 민간기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 여러차례 논의가 됐던 지주회사 전환과 IPO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난 3월 손병두 이사장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증가 등 국경없는 경쟁에 직면, 대응하기 위해 거래제도와 시장시스템 성능을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So how do you do that?(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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