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여권, DID 기술 검증 논란
출시 반년, 국제 기술목록에도 미등재…공정 경쟁 없는 업체 선정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백신 여권'을 개발한 Decentralized Identity Foundation블록체인랩스의 기술 검증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업체가 백신여권에 적용한 DID(분산신원확인) 기술이 출시된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데다 국제 DID 기술 목록에도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질병청이 공개한 블록체인 백신여권 'COOV'는 민간 블록체인 기업 블록체인랩스의 블록체인 기술 무상 제공으로 개발됐다. 해당 기술은 DID을 앱에 적용해 질병청에서 개인의 백신 접종을 조회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블록체인랩스에 따르면 이 기술은 지난 2018년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블록체인랩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이 없으면서 누구나 합의 노드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개발해 놓았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플랫폼을 통해 발행된 DID간의 호환 문제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랩스는 "해당 기술을 통해 만든 백신 여권 시스템 '패스 인프라'는 여러 국가 및 단체의 기술과도 상호 호환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랩스의 DID기술이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이 공개된 것은 지난 2018년이 아닌 지난 2020년 말로, 개발이 완성된지 반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다. 



호환성 여부도 검증되지 않았는 지적이다. 질병청은 백신 여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발행받는 분산ID를 해외 혹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산신원확인 체계에 대한 규격을 제시하는 W3C, DIF(Decentralized Identity Foundation)과 같은 국제 협회에 기술을 등록하고, 호환 여부를 검증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인프라블록체인은 현재 해당 국제 협회들의 DID 기술 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상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DIF에 가입된 DID 기술 기업은 W3C의 DID 메소드 리스트에 기술이 등록 되어야 호환 여부가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해당 리스트에 블록체인랩스의 기술은 등록되어 있지 않다"며 "인프라블록체인 또한 지난해 12월 개발된 것으로, 정부에서 하는 사업에 참여할 만큼 기술력이 있고, 안정된 기술로 다국민 서비스가 가능할지 의심된다"고 전했다. 


DID 메소드 등재 목록


DIF는 지난 2017년 설립된 국제표준기구로 분산신원확인 기술의 표준화와 호환 기술을 연구하는 협의체다. 국내에서는 코인플러그, 라온시큐어 등이 가입했다. DID 메소드 리스트는 W3C(웹3컨소시엄) 재단에서 운영하는 DID 기술 보유 목록으로, DIF 가입 기업들의 기술 호환 여부등을 검토하고 목록에 등재한다. 라온시큐어의 옴니원 메디블록의 페니시어, 한국정부의 DID공무원 신분증 기술 또한 해당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블록체인랩스 관계자는 "DID 메소드는 등록요청을 한 상태이지만, 자사의 메소드명(인프라블록체인)이 보편적인 용어이다보니 보통보다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호환을 위한 스펙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편 해당 업체 과정선정에 있어서도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통상 정부 진행 사업의 경우 나라장터 등에 입찰과정을 거쳐 충분한 기술 검증 과정을 마친 뒤 수주 업체를 선정한다. 그러나 이번 백신여권 사업자는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고 질병청이 블록체인랩스의 기술 기부 제안을 받아들이며 사업자로 선정됐다. 


질병청은 "올해 1월 블록체인랩스측이 먼저 기술 기부 의사를 밝혀 해당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질병청은 또한 당초 올해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의 DID집중사업 중 SK텔레콤 주도의 DID연합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백신여권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ISA는 DID연합체를 해당 사업의 이미 우선 협상자로 선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단독 백신여권 출시와 함께 질병청이 민간 기업들의 백신접종내역 접근을 막으며 해당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DID 연합체 관계자는 "KISA와 1차 기술협상까지 마친 상태지만, 질병청이 태도를 바꿔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되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질병청 연계를 믿고 사업자를 선정한 것이지만 이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백신접종 정보는 질병청이 아니라 국민 개인의 데이터인데 이에 대한 접근을 막은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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