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3대 명품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지난해에도 고성장을 이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에 따른 보복소비가 늘면서 넘치는 수요에 이들 브랜드가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부분이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핸드백 등에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MZ세대를 중심으로 의류와 신발 등 잡화 소비가 크게 늘어난 부분도 한몫 거들었다.

3대 명품브랜드는 지난해 국내에서 2조3955억원의 매출과 43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54.6% 증가한 금액이다. 이처럼 매출 대비 영업이익 증가폭이 더 컸던 덕에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2.7%에서 18.1%로 5.4%포인트나 상승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루이비통코리아 유한회사의 매출액은 1조468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176.7%나 급증했다. 에르메스코리아 역시 4191억원의 매출과 13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각각 15.8%, 15.9% 늘어났다. 반면 샤넬코리아는 루이비통 다음으로 높은 매출액(9296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에 비해선 12.6%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491억원으로 34.4%나 증가했다.

샤넬코리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면세점 사업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샤넬코리아는 국내사업부와 면세사업부를 한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사업부 매출은 81% 감소한 반면, 국내사업부 매출이 26% 늘어났다. 사실상 면세점이 휴업 상태였던 걸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던 셈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매출이 줄어든 것은 면세사업 때문"이라며 "면세사업부 매출은 감소했으나 국내사업부의 탄탄한 성장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침체에도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3대 명품브랜드가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것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대신 명품 등 고가 상품 등을 구매를 택하는 '보복소비'가 늘어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MZ세대를 중심으로 의류와 신발 등 잡화 구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데다, 소비력을 갖춘 30~40대 남성들의 제품 구매비중이 높아진 것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외 가격 인상도 성장세에 한몫 했다. 샤넬은 지난해 5월과 11월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도 매년 국내 판매 가격을 올리고 있다. 잇따른 가격 인상 정책은 소비자 구매 욕구도 자극했다. 이 때문에 오픈 시간에 맞춰 매장에 방문하는 '오픈런' 사태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본사 실적을 살펴보면 중국·한국 등 아시아 소비자들의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오르 등이 소속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지난해 연매출 446억5100만유로(59조824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다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5.1% 소폭 감소에 불과했다. 에르메스의 경우 지난해 7.2% 감소한 68억8300만유로(9조2192억원)를 기록했으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29억1500만유로(3조9044억원)로 오히려 12.6% 증가했다. 

LVMH그룹과 에르메스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LVMH그룹은 지난해 매출 가운데 34.4%, 에르메스는 45.6%를 일본을 제외한 한국과 중국 등에서 쓸어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