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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금리민감도 5배 커졌다
신수아 기자
2021.04.22 08:37:46
⑧매도가능채권 50조육박…100bp 변동시 자본 4조가량 움직여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5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 국채금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이러한 '금리 발작'은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량 증가, 빌황 마진콜 사태에 따른 글로벌 IB들의 보유채 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국내 금융회사로서는 비상이다. 금리 상승이 운용 수익률 제고로도 이어지지만 금융회사는 당장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는다. 전반적으로 채권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조달 계획과 전망을 살펴볼 예정이다.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농협생명은 2020년 유상증자와 계정재분류를 통해 지급여력(RBC)비율을 업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분기마다 시가 평가되는 매도가능금융자산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 금리민감도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 RBC비율의 하방압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2020년 말 기준 금리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시장 금리가 100bp 증가할 경우 금리부자산의 평가액은 최대 4조1761억원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대로 금리가 100bp가 떨어지면 평가액이 4조1761억원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금리부자산의 평가액은 기타포괄손액누계액에 포함되는 만큼, 자본 규모를 변화시킨다. 


보험사는 매년 환율, 이자율, 주가지수변동 등 시장위험변수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공정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과 파생상품 등은 위험변수에 따라 손익단에 영향을 미치지만, 매도가능금융자산의 평가 손익은 자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농협생명의 금리 민감도는 1년 사이 5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기준 농협생명의 금리 민감도는 100bp 상승할 때 평가액은 최대 8175억원 감소하고, 100bp 감소할 때 8175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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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년 사이 금리 민감도가 대폭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지난해 농협생명 RBC비율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던 '채권 재분류'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3분기, 당시 보유하고 있던 31조5793억원 규모의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전량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다. 이로인해 3분기 말 기준 매도가능금융자산 규모는 52조9031억원으로 급증했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며 만기까지 보유할 증권(만기보유금융자산)과 중도에서 매각할 증권(매도가능금융자산)을 회계상 구분해 인식한다. 만기보유증권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지만, 매도가능증권은 분기별로 시장가치를 따져 평가이익이나 손실이 자본에 즉각 반영된다. 즉, 매도가능금융자산은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금리 하락기엔 평가이익이, 금리 인상기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다만,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 할때 분류시점을 포함, 회계연도 3년동안은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쌓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만약 2019년에 계정 재분류에 나섰다면 올해부터 재분류가 가능하고, 2017년에 나섰다면 2019년부터 가능한 셈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해 3분기 농협생명은 실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익 1조6000억원을 일시에 인식했다. 이는 2019년 말 기준 1355억원에 불과했던 평가손익 대비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는 고스란히 RBC비율의 증가로 이어졌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314.95%로, 이는 전분기 대비 121.25%p 증가한 수치다. 200% 중반대였던 업계 평균치를 한참 밑돌았던 농협생명의 RBC비율이 계정 재분류 이후 순식간에 평균치를 훌쩍 상화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금리가 완연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87bp 오른 1.6030%, 20년 금리는 0.81bp 높아진 0.1652%에 마감했다. 한 때 효자였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이 자칫 자본 건전성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높아진 금리민감도는 부담요인으로 금리상승 시 RBC비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또한 발행 후순위채의 자본인정액 상각(연간 340 억원)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은 2017년 총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1700억원규모 후순위채의 잔존만기가 5년 미만이다.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의 50% 내에서만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며, 잔존만기가 5년 이내가 되면 해마다 자본인정금액이 20%씩 차감된다. 


다만, 앞선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자본성증권 발행 여력을 고려할 때 자본적정성은 적정 수준에서 관리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5조원으로 아직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조달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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