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유증, 계열사는 '유동성 보릿고개'
신주인수 100% 참여··· 출자금 마련하려 자사주 매각도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양해 기자] 대한해운 유상증자에 계열사가 모두 참여한다. 실탄이 모자란 곳은 자기주식까지 팔아 출자금을 마련한다. 지분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라지만 당장 현금 유동성이 떨어진 계열사로선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오는 6월 청약 예정인 유상증자에 특수관계인 여럿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에스엠하이플러스를 비롯해 케이엘홀딩스, 티케이케미칼, 에스엠인더스트리 등 계열사 네 곳이 출자자로 나선다.


이번 유상증자는 약 20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5월 3일, 청약 기간은 우리사주 6월 8일, 구주주 6월 8~9일이다.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 기간은 6월 14~15일로 예정돼있다. 대표 주관은 KB증권이 맡는다.


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2590원, 1주당 0.2주를 신주 배정한다. 신주발행주식수는 기명식 보통주 7490만6370주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 20%를 제외하면, 구주주 배정 물량으로 5992만여주가 쏟아진다.



대한해운 계열사들은 이 가운데 53.3%(3191만주)를 쓸어 담을 계획이다. 네 곳 모두 배정받은 신주인수 물량을 전부 소화키로 했다. 출자 규모 순으로 에스엠하이플러스 344억원, 케이엘홀딩스 263억원, 티케이케미칼 190억원, 에스엠인더스트리 28억원씩을 출자한다.



문제는 계열사들의 곳간 사정이 녹록지만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에스엠인더스트리는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45억원 보유했다.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447억원대다. 단순 셈법으론 28억원을 출자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단기차입금은 보유 현금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당장 3개월 내 갚아야 할 차입금만 117억만원 상당이다. 1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약 1263억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두 배 이상 껑충 뛴 회사 매출액(1210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작년 6월에는 그룹 계열사 케이엘홀딩스에도 빚을 졌다. 한국증권금융과의 주식담보대출을 연장하기 위해 케이엘홀딩스가 보유한 대한해운 주식 69만주를 제3자 담보 형태로 제공했다.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원활한 현금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다. 전체 유동자산 447억원 가운데 95% 이상이 재고자산(146억원)과 매출채권(286억원)으로 잡혀있다.


263억원을 출자키로 한 티케이케미칼도 여건이 빠듯하다. 작년 말 기준 티케이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2억원. 대한해운 유상증자에 출자키로 한 금액보다 100억원가량 적다.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61%로 높다. 지난해 회사 매출액이 30.8%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을 고려하면 자금 여력이 더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티케이케미칼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07억9716만원, 당기순손실은 135억5367만원이다.


결국 티케이케미칼은 유상증자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보통주 467만주를 주당 5330원에 팔아 약 250억원을 확보했다. 매수자는 외국계 헤지펀드 브룩데일인터내셔널파트너스(Brookdale International Partners, L.P.)가 결성한 펀드 두 곳이다.


티케이케미칼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 및 대한해운 유상증자 재원 확보를 위해 자기주식을 처분키로 결정했다"며 "NH투자증권을 위탁투자중개업자로 시간 외 대량매매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해운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해운이 1년 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은 3065억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2019년보다 20% 포인트 가까이 오른 292% 수준에 달한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면 연간 금융비용이 100억원가량 줄어들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토대로 연내 신용등급 상향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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