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빅테크 '기울어진 운동장'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도 자유로운 '빅테크'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0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최근 여신금융협회는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카드 가맹점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를 본격화했다. 삼정KPMG를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분석 컨설팅 기관으로 선정했고,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등은 적격비용 재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수료율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 정치권에선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카드사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비씨카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2%나 증가했다는 점도 수수료율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07년 당시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은 4.5%였으나 11차례에 걸쳐 인하되면서 1.97~2.04%대까지 떨어졌다. 이마저도 전체 가맹점의 96%는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고 있어 평균 수수료율은 0%대에 가깝다. 이렇게 카드 수수료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니, 카드사들은 소비자 혜택이 좋은 카드를 줄이고, 자체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카드사들과 동일하게 가맹점으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취하고 있는 빅테크의 상황은 어떨까.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업체들의 수수료율은 적게는 1%대에서 많게는 결제액의 3%대까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전업카드사들과 비교하면 더 많은 결제 수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빅테크 업체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여전법'에 따라 수수료 등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 업체들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만 적용받을 뿐이다. 전금법에는 수수료 책정 등에 대한 규제가 없다. 사실상 카드사와 동일한 기능을 하면서, 까다로운 규제는 카드사만 받고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에서 나오는 '빅테크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불만을 단순히 '볼멘소리'로 여길 문제는 아니란 얘기다.


사실 수수료 규제뿐만 아니라 최근 빅테크들의 금융시장 진출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전통 금융기관들에 비해 규제의 칼날이 무딘 경우가 많다. 금융산업엔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이란 게 있다.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기능을 하는 사업자들에게는 동일한 감독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미다.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금융산업의 대원칙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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