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코로나로 막힌 해외 투자 '원격 실사' 극복
신평사 첫 해외 대체자산 투자 현장실사 방법론 마련..."규제당국 인정 확보 주력"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0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가 코로나19로 손발이 묶인 해외 대체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국내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 중 처음으로 '해외 대체자산 투자를 위한 원격현장실사 방법론'을 공개한 한기평은 관련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 원격현장실사, 기회 잡기 위한 선택 



최근 몇 년간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자산의 인수 이후 셀다운(재매각)에 나서는 등 해외 인프라 직접투자 행보를 빠르게 늘려왔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22개 증권사가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48조원에 달한다. 그 중 31조4000억원은 재매각이 이뤄졌다. 


빠르게 성장하던 해외 대체투자는 코로나라는 변수를 만나며 휘청거렸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탓에 해외 현지 투자 심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미국 IB들은 현지에서 인수합병(M&A) 등 투자 활동을 원활하게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IB들은 현지 실사에 나서지 못하며 예전같이 높은 투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해외 자산의 투자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국내외 인프라사업 사업성평가 전문기관인 한기평은 국내 IB의 안정적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원격현장실사를 꺼내 들었다. 


한기평의 원격현장실사 사업은 사업평가본부 내 에너지&인프라 부문을 이끌어온 신용철 이사(사진)가 도맡고 있다. 20년 넘게 인프라 부문 해외 현지실사를 도맡았던 신용철 이사는 "인프라 관련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국내 금융기관의 인력의 역량이 결코 선진국 IB(투자은행)에 뒤지지 않는다"며 "원격 현장실사의 도입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게 아닌 사업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 40년 노하우·현지 네트워크로 한계 '극복'


한기평이 국내 신평사 중 가장 먼저 원격현장실사 사업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수십 년 동안 쌓아왔던 사업성 평가 역량 덕분이다. 1983년 설립된 한기평은 40년 가까이 국내외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며 그 만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댐, 다리, 도로, 발전소 등 SOC(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한 에너지&인프라 부문의 현장실사 점유율은 60~70%를 웃돌 정도로 두드러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튼튼한 현지 네트워크 역시 한기평의 강점이다. 한기평은 정확한 원격 현장실사를 위해서 현지 소재 컨설팅 기업의 도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작년 7월 진행했던 미국 풍력발전사업의 원격현장실사 당시에는 오치드 그룹과 스카이디지털을 비롯한 컨설팅 외주 업체를 고용하며 실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오치드 그룹은 한기평과 15년째 합을 맞추고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


현지실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평가사가 사업지를 방문해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실재성 파악이다. 평가사는 이후 사업과 관련된 현지 인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총체적인 사업성을 가늠한다. 한기평의 사업성 검토와 네트워크 역량은 이 과정에서 십분 발휘되며 원격현장실사를 가능케한 원동력이 됐다. 


신용철 이사는 "한기평은 수십 년 간 쌓아온 사업성평가 역량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당사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파트너로 섭외하고 업무의 진행계획 시점부터 사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며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며 "한기평 역시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믿을 수 있는 현지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자산의 실재성과 사업성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원격현장실사의 일환으로 현지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막혀있던 길, 한기평이 먼저 걸어갈 것"


한기평의 원격현장실사 사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기평이 촬영한 영상 결과물을 통해 투자 대상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자료를 영구적으로 보존함으로써 인수인계의 편의성도 도모할 수 있는 까닭이다. 한기평은 현지를 방문하는 팀이 현장에 접근하는 시점부터 원격화상 서비스 줌(Zoom)을 통해 모든 실사 과정을 공유한다. 또한 해당 영상은 모두 녹화돼 증빙자료로 제공된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한기평은 이달 말 두 번째 원격현장실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바로 올해 2월부터 진행한 '에버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의 PPP(민관협동사업) 관련 투자자산 현장실사의 결과다. 에버딘 프로젝트의 원격현장실사는 미국 소재 경전철과 호주의 병원, 철도차량, 수처리시설 등 4개 자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방법론 발표 이후 첫 번째 수주인 만큼 내부적으로 기대가 큰 상황이며 해당 결과에 따라 사업의 향방도 좌우될 전망이다.


한편, 신 이사는 한기평의 원격현장실사가 코로나로 손발이 묶인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갈고 닦은 한기평의 역량으로 막혀있던 해외 대체투자 시장의 길을 제시했다는 인정을 받는 게 신용평가사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라는 것.


신용철 이사는 "한기평은 앞으로 바뀌어 갈 금융시장에서 원격현장실사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를 갖고 있다"며 "향후 시장에서 안정적인 대안이 되고 규제 당국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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