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칠성 주류부문(롯데주류)이 모처럼 100억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회사 실적에 보탬이 됐다.

롯데칠성은 연결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2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대비 416.2% 급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2% 증가한 5388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순손실 35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순이익 증가 요인은 롯데주류가 수익성을 회복한 덕분이다. 앞서 롯데주류는 맥주 '피츠'의 시장안착 실패, 2019년 시작된 일본 불매 후폭풍으로 작년 상반기까지 매 분기마다 대규모 적자를 내 왔다. 

하지만 처음처럼 판매량이 개선세를 탄 가운데 지난해 출시한 맥수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리프트'가 매출에 한몫하면서 롯데주류의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의 올 1분기 매출은 18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76억원)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는 매출 확대에 ZBB(Zero Based Budgeting) 효과가 극대화 한 영향이 컸다. ZBB는 사업경비를 극한까지 줄이는 활동을 말한다. 롯데주류는 ZBB를 시작하면서 직영점 통폐합, 영업비용 축소 등에 집중해 왔다. 이 덕분에 작년 하반기부터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클라우드 생 드리프트가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고 처음처럼도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ZBB 활동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데 이는 모든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관행처럼 써 오던 지출을 막는 개념"이라면서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주류와 달리 그간 롯데칠성을 떠 받쳤던 음료부문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어 대조를 이뤘다. 

올 1분기 롯데칠성 음료부문 매출은 37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 줄어든 22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서 주스·생수 매출이 감소했고 채널별로는 편의점 및 도매, 업소용 공급량이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 음료부문은 경쟁사 대비 유흥채널용 판매량이 많은 곳인데 해당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됐기 때문에 롯데칠성 또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도·소매 채널에서의 경쟁력은 여전한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가 롯데칠성 음료부문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측은 음료 성수기가 시작되는 2분기부터는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월에 11개 음료 브랜드 가격을 평균 4.7% 인상한 효과를 본격적으로 발현하는 가운데 음료부문 역시 ZBB 실행으로 연간 250억원 가량의 영업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올해 음료사업에서 전년대비 33.9% 증가한 16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