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속도 논란' KT, 투자내역 살펴보니
설비투자 11.8%↓, 가입자망 투자 27.6%↓…통신사업 축소 수순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4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탈통신을 선언한 KT가 5세대(5G) 네트워크에 힘을 빼는 모습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의 전환을 강조한 가운데 관련 부문에 재원과 인력을 집중하면서 5G 설비투자(Capex)와 연구개발비(R&D) 자산화 규모가 줄었다. 결국 품질 저하 논란이 확산하면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KT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11.8% 감소했다. 2019년 3조2570억원에서 지난해 2조8720억원으로 3850억원 감소했다. SK텔레콤 계열 설비투자 금액이 3조236억원인 점과 비교했을 때 KT의 설비투자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의 유선통신 시장점유율은 41%로 SK텔레콤 29%보다 12%포인트 높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5G 기지국 구축을 목표로 하는 가입자망 투자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가입자망 투자는 2조1990억원에서 1조5930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약 6060억원 규모다. 반면 기업통신 투자는 4190억원으로 14.2%인 520억원 가량 늘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부터 'KT 엔터프라이즈(KT Enterprise)' 브랜드 강화를 추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KT의 주가를 높여 기업가치를 올린다는 목표에서다. 구 대표는 KT가 가진 기간통신사업자의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IT 부서를 확대·강화했다. 그룹 차원에서 ABC(AI‧Big Data‧Cloud)사업을 추진하면서 IT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관련 전문가를 요직에 앉혔다. 자연스럽게 통신사업은 축소됐다. 무전통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 KT파워텔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통신사업 힘빼기'의 일환으로 읽힌다.



연구개발비 자산화 규모가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KT의 연구개발비는 2305억원으로 전년대비 9%인 230억원 줄었다. 개발비 무형자산화 규모는 885억원에서 733억원으로 17.2% 줄었다. 152억원 규모다. 자산화 비중은 34.9%에서 31.8%로 3.1%포인트 감소했다. 


기업은 연구개발에 들어간 지출 중 개발활동에 쓴 부분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한다.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고 원가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을 경우 무형자산으로 기록한다. 이후 수익이 발생하면 감가상각으로 비용 처리한다. 


KT는 사내 정보관리시스템과 5G 인프라 마련에 쓴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해왔다. 5G 관련 시스템 구축과 기지국 품질 강화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산화한 것이다. 지난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사업을 진행할 당시 자산화 비율이 61.2%에 달한 점이 이를 잘 나타낸다. 당시 자산화 규모는 전년 21.8% 대비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KT의 개발비 자산화가 최근 4년간 꾸준히 감소세에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35.3%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자산화 규모는 이후 계속 줄었다. 5G 투자 감소는 품질 저하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앞서 이달 중순 IT 전문 유튜버 잇섭(ITSub)은 유튜브에서 KT의 '10기가 인터넷'이 지난 2년간 100메가 수준으로 속도가 떨어졌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실태 점검에 나서는 한편 국회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3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예고하면서 조사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KT 측은 "10기가 인터넷은 투자와 상관없는 고객정보 입력오류가 원인"이라며 "5G 투자는 가입망뿐 아니라 기간망도 포함돼 있으며, 2020년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19년 5G 상용화 원년이어서 투자가 집중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T는 5G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가 본업에 소홀하면서 디지코 사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KT가 추진하는 신사업은 대부분 5G를 기반으로 한다. 서비스 로봇플랫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모바일엣지 컴퓨팅(MEC) 기반 융합서비스, 자율주행, 스마트폰용 양자암호통신, 사물인터넛(IoT) 재난감시시스템 등 모두 5G를 기반으로 한다. 


논란이 일자 KT새노조는 "경영진이 디지코 전환 등 뜬구름 전망에 집착하며 본업인 통신업의 부실관리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내부의 진단"이라며 "통신본업에 대한 관리 부실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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