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그동안 주택분양에 주력하던 중흥그룹이 대규모 택지조성에 나서며 관심을 모았던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사업이 당초 우려와 달리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흥그룹은 평택도시공사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개발사업에 대규모 자금지원과 지급보증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택지 매각을 시작한 지 5개월여 만에 사업비의 40% 이상을 회수한 상태다. 평택도시공사와는 대표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 권한을 각각 나눠 가지며 공동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브레인시티PFV 장기차입금 89.8%, 중흥이 지원
중흥그룹은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의 주체인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브레인시티PFV)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기준 10개의 계열사를 동원해 지원한 대여금은 총 1조1445억원다. 이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포함 브레인시티PFV 총 장기차입금의 89.8%를 차지한다. 중흥건설은 브레인시티PFV에 5200억원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은 경기 평택시 도일동 483만㎡(146만평)에 공동주택과 병원, 대학교, 공원 등이 복합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으로 평택시가 초대형 첨단복합미래도시를 건설하는 개발 사업에 중흥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브레인시티PFV 지분은 중흥토건 등 중흥 계열사가 68%, 평택도시공사가 32%를 갖고 있다.
브레인시티PFV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인 택지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1일까지 3차례 진행한 택지 매각 입찰에서 총 1조2926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총 사업비의 44.4%에 해당한다. 중흥토건이 택지 조성 공사를 맡은 2단계 전체 사업 부지(336만㎡) 중 13.7%만 공급해 얻은 이익이다.
◆평택도시공사 '경영권', 중흥토건 '감사권'
중흥그룹은 브레인시티PFV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했지만 경영권은 평택도시공사에 넘겨줬다.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평택도시공사 측이 갖고, 감사 선임 권한은 중흥토건이 가져왔다. 상호 견제 차원에서 주주 협약에 따른 것이다.
브레인시티PFV 경영진은 감사를 제외하고 총 5명이다. 대표이사 1명(김수우 전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사내이사 2명(고기훈 평택도시공사 사업기획처장·최대흥 평택도시공사 건설사업처장) 등 3명이 도시공사 측 인사다.
나머지 2명의 사내이사는 중흥그룹(송귀범 중흥건설 토목부 팀장·박해준 중흥건설그룹 계열사 본부장)측 인사다. 지난해 3월 선임한 감사 1인은 한휘효 전 에코세종 대표다. 에코세종은 2019년 12월 중흥토건에 흡수합병된 회사다.
◆총 336만㎡ 부지 중 공공·주거용지 가장 넓어
중흥토건은 2019년 7월부터 부지조성 공사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공정률은 23%로 오는 2023년 7월 완공이 목표다. 부지조성을 완료하면 각종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다.
총 336만㎡(102만평) 가운데 공공시설용지가 182만㎡(55만평)로 가장 넓다. 공공시설용지에는 유치원과 초·중·고를 비롯해 대학교, 종합병원, 공원, 하천 등을 조성한다. 다음으로 넓은 용지는 주거용지 84만㎡(25만평)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산업시설용지 53만㎡(16만평)와 상업용지 8만㎡(2만4200평)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지원시설용지 9만㎡(2만7000평)에는 문화복지시설과 주유소, 종교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흥그룹은 택지 매각을 완료한 뒤, 이들 택지 소유주가 진행하는 시공 사업에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향후 아파트 시공 등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일단 현재로선 택지 공급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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