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쓰리엔은 회계감사를 맡은 정진세림회계법인으로부터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해 비적정 의견 중 의견거절을 받았다. 완전자본잠식 등의 문제로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까닭이다. 

감사인의 비적정 의견은 '한정', '부정적', '의견거절' 등으로 나뉜다. 의견거절은 감사인이 기업의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대한 문제를 발견했을 경우 제시된다. 

정진세림회계법인이 밝힌 엔쓰리엔 감사 의견거절의 주요 이유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한 완전자본잠식 ▲총판 매출의 수익인식 불완전성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인식 미흡 등이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은 완전자본잠식 문제다. 엔쓰리엔의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에 따르면 총부채 355억원으로 총자산 148억원을 훌쩍 뛰어넘어서면서 총자본이 마이너스 20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100억원 규모 2회차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부채 규모를 줄인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엔쓰리엔은 올해 자본 확충과 수익성 증대를 통해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올해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 등을 통해 총 200억원의 신규 투자 유치하겠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세웠다. 또 남아있는 60억원 규모 CB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매출에 대한 불완전성이 지적된 점도 뼈아픈 부분이다. 엔쓰리엔은 총판(판매 대행 업체)을 통해 일부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데 납품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총판 계약서와 발주서의 조건을 고려했을 때 납품 시점에 매출로 인식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감사인은 "총판에 제품을 납품한 이후 유의적인 위험과 보상이 이전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엔쓰리엔의 지난해 총판 매출은 약 17억원으로 전체 매출 75억원의 17%에 해당한다.  

이번 감사의견 거절로 올해 IPO를 기대했던 주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남영삼 엔쓰리엔 대표는 주주들의 올해 IPO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100% 가능하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진 중인 재감사에서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올해 IPO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쓰리엔은 비상장사임에도 소액주주 비중에 매우 높은 까닭에 개인 투자자의 피해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71.22%를 2168명의 개인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이어 감사의견 거절로 한때 2만원에 달하던 주가가 현재 4000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최근 주식으로 전환된 2회차 CB의 물량이 대거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지난 16일 200만주가 신규 예탁됐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IPO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만큼 저가 매도세가 강해져 주식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감사의견 거절로 올해 IPO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영 정상화를 통해 재무적으로 미비한 부분을 모두 해소한다면 내년 쯤에는 IPO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