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를 예방 또는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의약품 통계 데이터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피라맥스 원외처방액은 1억1699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6447.9%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때 59.7% 감소했지만 과거 국내에서 피라맥스 처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된 피라맥스는 2011년 8월 수출용으로 허가받은 뒤 주로 동남아 등에서만 판매돼 왔다. 허가 이후 피라맥스정의 국내 처방액은 2019년까지 '0'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신풍제약 주주들을 중심으로예방효과가 뛰어나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돌면서 처방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피라맥스 처방액은 지난해 1분기 179만원 수준에서 2분기 1631만원으로 10배 가량 높아졌다.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3억원에 달하는 처방액을 기록했다. 현재 처방되는 피라맥스 대부분은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실제로 신풍제약 주주들은 피라맥스를 처방받는 방법, 피라맥스 처방해주는 병원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주주들은 지역별로 피라맥스를 처방해주는 병원과 피라맥스 제고가 남아있는 약국 명단을 만들기도 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신풍제약 주주들을 중심으로 피라맥스에 대한 근거없는 효능효과가 알려지면서 처방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일부 의사와 약사들도 코로나19 예방약으로 복용하는 것을 알면서도 환자 모집을 위해 모른척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피라맥스 복용 여부를 문의하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라맥스는 이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2상 마무리 단계"라며 "마지막 임상시험 대상자의 추적 관찰을 종료하고 데이터 분석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마치 이미 성공한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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