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상속
지배력 키운 이재용, 남은 과제는
삼성생명법·사법리스크 등 불확실성 여전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상속을 통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이 부회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과 더불어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탓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가 유족 4인(홍라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주식상속 배분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50%를 상속받으며,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한 게 이번 지분 상속의 핵심이다. 


삼성그룹은 '삼성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형태를 띄고 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유일한 약점은 삼성전자를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지분율(0.06%)이 낮다는 점이다. 이에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선 삼성생명 지분율을 확대하는 게 절실했다.


상속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 삼성생명 2대 주주, 삼성전자 개인 2대주주에 올랐다. 그동안 삼성물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이번 상속을 통해 직간접적인 지배력 확보를 이뤄낸 셈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이재용 체제'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삼성생명법 통과 여부에 따라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의 3%로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대로 라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8.51%)은 취득원가 기준으로 5444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삼성생명의 총 자산(지난해 말 기준 약 310조원)의 3%인 9조3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다만 법안이 통과돼 시가 기준으로 적용되면 삼성생명은 32조원 상당(지분율 6.6%)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1.49%) 가운데 0.5%가량도 이같은 이유로 뱉어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두 회사의 삼성전자 합계 지분율이 기존 10.00% 가량에서 3%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그만큼 약화된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 스스로가 '사법 리스크'란 불확실성에 놓여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부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재판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주도했다며 작년 9월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이미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로 약 4년 간의 법정 공방 끝에 수감 생활 중에 있는 이 부회장으로선 추가적인 사법리스크가 삼성전자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당장 오는 6일과 20일 진행되는 공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과 이 부회장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분식회계 사건 자체도 방대한 탓에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투자 현안 처리도 순조롭진 않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미국과 국내 등에 약 70조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를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논의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작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M&A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조기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문에서 앞서 가고 있다 할지라도 시간이 그리 넉넉치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캐팩스(CapEx, 자본적지출) 집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더 확고해진 만큼,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의 경우 이 부회장의 결정권이 더욱 중요해졌다. 결국 사법리스크에 따른 부재가 길어질수록 지체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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