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호텔사업부문이 풍전등화다. 가뜩이나 낮은 사업비중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적타격이 치명적이다. 관광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산매각으로 역대급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3일 "구체적 언급은 어렵지만 코로나19 사태이후 호텔사업쪽 실적이 반토막 난 것은 사실"이라며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등 자산유동화 작업을 통한 자구책 마련전략을 구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7월 양양지역 호텔 등 독자 브랜드를 앞세운 추가 호텔 건립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인데 이 역시도 관련 전략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95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251억원) 손실폭이 확대됐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4623억원으로 28.7% 감소됐다. 부채비율도 383%에서 489%로 증가했다. 4~5년전 4000억~5000억원을 오가던 총차입금은 6672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그나마 2019년(7044억원)보다는 줄어든게 위안거리다. 이중 호텔부문은 더 심각하다는 평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조직개편으로 호텔부문이 리조트부문과 병합되면서(H&R부문) 정확한 통계가 어렵다. H&R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4622억원, 영업손실 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5548억, 영업손실 237억)과 비교하면 더 악화됐다. 여기서 호텔부문의 사업비중이 10~20%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약 200억원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영업손실액 171억)보다 더 나빠진 셈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와중에도 호텔 외형확대에 나섰다. 현재 호텔사업은 서울의 '더플라자'호텔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7월 여수지역에 '벨메르' 호텔을 선보인데 이어 오는 7월 양양 죽도에 서핑 콘셉트의 신규 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다. 2022년께는 부산지역에 562억원을 투자해 독자브랜드 호텔을 건립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당분간 장담하기 어려운 해외 여행객 대신 내수 여행객 공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외형확대과 동시에 갖게 될 재무 부담에 대해서도 자구책을 마련한 모양새다. 호텔을 짓고 운영권만 쥔채 매각해버리는 '세일즈앤리스백' 전략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자산유동화를 거쳐 재투자 및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지난해 오픈한 벨메르 호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벨메르 호텔은 개발 과정에서 부동산투자회사(REITs)를 설립해 자산을 유동화하고, 운영권은 유지했다. 회원권을 분양하던 기존 방식과 다르게 매각을 통해 개발이익을 확보하고 브랜드 등 경영권은 유지하는 방식이다.

또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비슷한 방식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텔 '마티에'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티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후반 출생 세대(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호텔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추구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티에 호텔은 동부산(2022년), 평촌(2024년)에 이어 오는 2030년까지 10개 이상의 체인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외에도 브랜드 강화를 위한 프리미엄 빌라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춘천과 거제, 설악 등 국내 최고의 자연경관을 갖춘 지역에 프리미엄 빌라 사이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색다른 경험을 선호하는 젊은 트렌드를 반영한 감각적인 호텔을 론칭하고 프리미엄 사업을 추진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더플라자 호텔을 비롯해 전국 12곳의 리조트 경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골프장, 호텔 등 유망 물건의 위탁운영 사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