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후폭풍
계속되는 구설수에 '은둔형 오너'까지 '아웃'
보직해임된 장남 이어 전문경영인·회장까지 물러나…향후 대책 주목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4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홍기 기자] 남양유업이 무거운 결단을 내렸다. 오너3세 홍진석 상무와 전문경영인인 이광범 대표이사에 이어 기업 총수인 홍원식 회장까지 물러났다. 계속되는 구설수로 인한 작금의 사태를 수습하기위한 고육지책이란 평가다.


홍원식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77.8% 저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지 22일만이다. 당시 관계당국과 전문가들, 제약업계 등은 해당연구가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게 아닌 만큼 효과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틀 후인 지난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듯 홍 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시기에 불가리스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직원과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홍 회장의 입장에 대해 연일 악화되는 여론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홍 회장은 지난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이후 외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밀반입 사건, 경쟁사 비방댓글 논란 등 계속되는 잡음에도 간간히 본인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을 뿐 언론에 직접 노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불가리스 논란이 기업 존폐까지 논할 수준이 되자 직접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홍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경영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태 진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 홍 회장은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겠다. 이 결심이 설 때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2003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왔지만, 오너일가 지분 등을 근거로 오너경영 체제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기업이다.


홍 회장은 슬하에 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장남' 홍진석 상무와 백미당 등 신성장동력발굴을 맡고 있는 '차남' 홍범석 본부장을 뒀다. 홍진석 상무는 올해 회사조직개편을 통해 기획마케팅총괄본부를 맡게되면서, 3세경영시대를 본격화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홍 상무는 불가리스 논란이 불거진 심포지엄 개최에 관여했다는 책임과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를 시키는 데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지난달 말부로 보직해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실질적으로 남양유업을 이끌어온 '3년차' 전문경영인인 이광범 대표도 지난 3일 사내메일을 통해 사임의사를 밝혔다. 불가리스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간 '실적부진' 남양유업의 반전을 꾀했던 이 대표도 불가리스 후폭풍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남을 차치하더라도 오너일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남양유업은 실질적으로 오너일가지분이 53.08%에 달하는 상황인만큼 추후 남양유업의 경영방식과 대리점 및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이 이뤄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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