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 투자로 발을 넓히면서 증권사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고객 유치에 몰두하고 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등 세금 신고 대행 서비스부터 해외 시세 정보 제공, 수수료 무료 등 혜택을 걸고 고객을 모으고 있다.

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화증권 결제 규모는 총 1575억6000만달러로 한화 약 176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주식은 1285억1000만달러로 약 144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96.5%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증시로 자산을 확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자산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해외주식 고객 자산이 20조원(4월29일 기준)을 돌파했다. 2017년 1월 1조원을 달성한 이후 4년 만에 20배로 성장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4조3000억원이 늘었다.

삼성증권도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20조원에 육박하는 자산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4월 말 기준으로 약 13조원의 고객 자산을 달성하며 리테일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편입 비중이 높아지며 증권사들도 각종 수수료 서비스와 마케팅을 내걸며 투자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전신이었던 우리투자증권이 처음 선보였던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대행서비스는 최근 증권사 대부분이 진행하는 서비스로 자리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은 종합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도 서비스 제공에 뛰어들었다. 매년 5월은 종합소득세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기한인 만큼 증권사들은 이러한 서비스로 고액 자산가간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 밖에 거래수수료 인하, 무료 정보 제공, 해외주식 타사 대체입고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부터 증권사별로 매월 최소 1500원~1만원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실시간 미국 주식 시세 정보를 국내 최초로 모든 고객에게 조건 없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나스닥 베이직(Nasdaq Basic)'을 도입해 미국 전 주식 종목의 실시간 호가, 주문량, 체결가 등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이달 31일까지 해외주식 타사대체입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해외주식 1000만원 이상 순입고 시 1만원부터, 1억원 이상 순입고 시 최대 1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3대 거래소인 나스닥과 뉴욕, 아멕스의 실시간 시세를 이벤트 신청일부터 익월 말까지 기본 2개월을 무료로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기본 무료 제공 기간과 월간 해외주식 약정 금액을 기준으로 추가로 최대 4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11월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인 '1Q프로'에 미국 주식 퀀트 분석 및 종목 추천 서비스인 '뉴지랭크US'를 오픈했다. 뉴지랭크US는 핀테크 기업인 뉴지스탁이 미국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이다.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노력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른 흐름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3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에 반해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96%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 수수료 중 외화증권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기준 2019년 말 6.71%에서 2020년 말 9.92%로 늘어났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1월 이후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했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주식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어 증권사는 놓칠 수 없는 수익 시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