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스토리의 끝은?
송암사 블록딜로 또 논란…'피라맥스 신드롬' 이젠 실체 드러내야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07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최근 신풍제약 개인주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몇 통 받고 있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오너가가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주가 폭락을 부채질하느냐는 하소연부터,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신풍제약 주식을 산 매수인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물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정보를 잘 아는 내부인의 주식 매도가 과연 정당하냐는 의혹 등이 편지 속에 뒤섞여 있다.


지난 27일 신풍제약 최대주주이자 오너가 회사인 송암사는 신풍제약 주식 200만주를 주당 8만4016원, 총 1680억원에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내다팔았다. 200만주가 신풍제약 전체 주식의 3.63%이니까 적은 양은 아닐 것이다.


오너가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나쁜 시그널 중 하나인데, 특히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테마 하나로 7000원이던 주가가 최대 30배(지난해 9월) 가까이 상승하는 등 민감하게 오르내리는 종목이다보니 블록딜 이후 하락 폭도 클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주가는 더 큰 폭으로 떨어져 블록딜 전날이던 지난달 26일 종가 9만4400원에서 지난 4일엔 6만200원까지 26.2% 미끄러졌다.



사실 업계에선 송암사의 블록딜이 굉장히 묘한 시점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년 내내 끌고 왔던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약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약물재창출) 임상 2상이 끝나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간주되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임상승인 품목 리스트에도 '피라맥스'가 사라졌다. 식약처는 임상 종료된 품목이 리스트에 빠진다고 안내하고 있어 '피라맥스'도 국내 임상을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


블록딜 날짜가 공매도 재개 시점 직전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실적 없이 주가만 폭등한 신풍제약은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되는 상황이었다. 블록딜이 이뤄지자 오너가가 공매도 우려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공매도 재개 뒤 하락폭 최상위권 종목에 신풍제약 이름이 올라 있다.


물론 송암사의 블록딜은 아직까진 문제가 없다. "피라맥스 임상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지분을 판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으나 "뭔가 있으니까 주당 8만원에 사겠다는 매수인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개인주주들의 하소연도 "결국 투자의 책임은 자신들의 몫"이라는 내용으로 반박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신풍제약과 오너가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은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번 블록딜과 관련된 논란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내부자와 외부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이 더욱 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풍제약과 송암사는 내부자 위치에서 40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챙긴 셈이 됐다. 이번 송암사 블록딜 외에도, 지난해 9월21일엔 신풍제약이 자사주 128만9950원을 16만7000원에 블록딜로 팔아 2154억원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은 당시 이 자금으로 시설 투자를 하겠다고 알렸으나 결국 회사의 부채 감소부터 이룬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이번에도 "신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송암사가 단기차입금 300억원부터 해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피라맥스'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결과도 당연히 화제가 될 것이다. 좋은 데이터가 나와 식약처 긴급승인을 받고, 경구용 치료제로 판매되면 회사와 오너가, 일반주주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신풍제약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 전체의 신뢰도부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피라맥스' 테마가 1년 내내 지속되고, 2000억원 하던 신풍제약 시가총액이 10조에 육박하면서 "마무리가 잘 되어 산업 전체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제약바이오계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그 이유에서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유행과 맞물려 '뜬'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개인 매수종목 5위 안에 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신풍제약에 투자했고, '피라맥스'를 처방해 복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다만 그런 신드롬은 이제 끝날 때가 왔다. 신풍제약이 돈만 챙기고 잊혀지는 기업이 되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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