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동원산업(AA-)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1월 700억원 규모 발행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동원산업은 작년 코로나19 여파에도 견조한 매출실적을 달성한 덕분에 투자심리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등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오는 27일 1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로 500억원으로 짜였다. 조달자금은 이달 만기 도래하는 800억원 규모 회사채의 차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앞서 동원산업은 희망 금리밴드를 -20~20bp로 제시했다. 최근 발행되고 있는 'AA'급 회사채의 일반적인 금리밴드 수준이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참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2003년 동원그룹 계열분리 이후 꾸준히 동원 계열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는 동원산업은 줄곧 한국투자증권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동원산업이 지난해 매출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어렵지 않게 투자 심리를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 실물경제 부침에도 연결 기준 2조8573억원의 매출과 30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58.3% 증가한 수치다. 호조세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동원산업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81억원, 당기순이익이 448억원을 달성했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9.1%, 순이익은 76.5% 확대된 수치다. 

다만 ESG 스코어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국내 상장사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발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2020년 ESG 종합등급은 'B'에 그친다. 특히 환경부문은 'C'를 평가받으며 하위권을 기록했다. 동원산업의 주요 수익원인 어양업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다행히 동원산업은 최근 해양생태계의 지속가능성 도모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동원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동원F&B와 함께 MSC(해양관리협의회)와 UNGC(유엔글로벌콤팩트)가 개최한 '해양수산부문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챌린지'에 참여했다. 동원산업은 챌린지를 통해 불법 조업을 근절하고 책임 있는 어업 방식으로 수산물을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우량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회사채는 대부분 오버부킹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좋다 보니 동원산업도 어렵지 않게 투심을 유치할 것"이라며 "동원산업은 최근 몇 년 간 환경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ESG 부문은 차차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된 동원산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선망선단을 기반으로 원양어업 시장 내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요사업은 원양어업이며 수산물가공업, 물류업, 임대사업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 2000년 11월 식품사업부문을 동원F&B로 분할했다. 2008년 인수한 미국 내 1위 참치캔 제조업체인 스타키스트(StarKist)와 2017년 인수한 동원로엑스를 주요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