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보이는 문제
르노삼성 노조, 상황 고려한 협상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08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대한 질문은 해묵은 논쟁이지만 누구도 정답을 찾지 못했다. 그 누구의 애매한 말처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닭과 달걀은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로 선후(先後)와 경중(輕重)을 따질 수 없다. 이 문제의 선후관계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려는 사람도 없다. 반면 같은 불가분의 관계지만 때론, 특수한 상황에서라면 선후관계를 따져야 하는 것도 있다.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가 그렇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르노삼성과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이 해를 넘겨서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자 최근에는 르노삼성측이 직장 부분폐쇄를 단행했다.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간다.


안정된 고용환경과 처우 개선은 노동자가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우리나라는 이 당연한 권리를 얻기 위한 투쟁을 합법적인 선에서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갑의 위치에 있는 기업에 맞서 노동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국가가 인정해주는 것이다. 투쟁을 통해 노동자는 회사와 합의점을 찾아간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말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면 때론 양보가 필요하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미군에게 고집한 '4달라'의 협상 방식은 픽션이기에 가능했다. 서로에 대한 이해 없이 배짱을 부리다간 협상은 결렬되고 공멸의 길로 돌아설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노조와 임금을 동결하는데 합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회사의 경영 악화가 예상되면서 노조가 한 발 양보했다.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더라도 지난해 양보가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회사의 상황을 돌아보고 현실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790억원 대의 적자를 낸 르노삼성이다. 회사는 임원진의 40%를 줄였고 남은 임원도 20%의 임금을 삭감하는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에게 경영 효율화를 요구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규 생산 물량이 배정될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올해 XM3 수출 물량을 일부 배정받았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본사로부터 추가적으로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올해도 적자를 피할 수 없다. 상황은 더욱 나빠질 뿐이다.


이번 적자사태를 해소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양보가 필요하다. 노조는 사측의 상황을 인지하고 적당한 선에서 임단협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적자를 개선한 이후 양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방식을 고려해야한다. 물론 사측도 신규 생산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내수 판매 개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회사는 노동자가 있어야 운영될 수 있고, 노동자는 회사가 있어야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후관계를 따지기 힘든 닭과 달걀과 달리, 이번문제의 답은 명확하다. 회사가 존재해야 노동자도 있을 수 있다. 그 누구도 아닌, 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노조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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