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의 승계 키워드 '정공법'
④ 2018년 주주반발로 무산 경험…막대한 자금·세금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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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가 구축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을 신청했고, 공정위가 이번 동일인 변경시 고령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건강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 중심으로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른바 '꼼수'를 쓸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총수 일가가 홍역을 앓은 것을 지켜봤고, 무엇보다 과거 주주가치 훼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마찰로 한차례 지배구조 개편에 좌절을 맛봤던 까닭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등 주주반발로 인해 지배구조 개편을 실현하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토대로 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AS부품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틀이었다. 



하지만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현대모비스 존속법인과 분할신설법인의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 0.79대 0.21로 정해졌고, 현대모비스 분할신설법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알짜 사업인 AS·모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기는 대가로 존속법인 주식 0.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갖고 오게 돼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며 기업가치 향상과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주주들의 반감을 사지 않고, '제2의 엘리엇' 등장이라는 악몽을 재현하지 않으려는 복안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틀은 간단하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지주사 격인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나아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이다. 아직은 순환출자 고리를 통한 지배구조가 법률상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당국이 지속적으로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아(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 ▲기아(17.2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6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현대차(6.8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이렇게 4개가 존재한다. 종합하면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인 기아가 보유한 지분을 정의선 회장이 확보하고 이후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까지 손에 넣으면 해결된다. 



'원칙대로 한다'는 현대차그룹의 성격상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이후 해당 자금을 활용하는 방법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의 지분 상속 ▲스왑(지분 맞교환)을 통한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아(1642만7074주·17.28%)와 현대제철(550만4846주·5.79%)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23.07%(2193만1920주)다. 지난 10일 종가(28만3500원)를 적용하면 정 회장이 확보해야할 자금은 6조2177억원 규모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23.29%(873만2290주) ▲현대차 2.62%(559만8478주) ▲기아 1.74%(706만1331주) ▲현대위아 1.95%(53만1095주) ▲이노션 2.00%(40만주) ▲현대오토에버 7.33%(201만주) 등이다. 약 3조9000억원 규모다. 상장을 준비 중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89만327주)를 활용하면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대(상장 시가총액 10조원 기준)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기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탓에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7.13%(677만8966주) ▲현대차 5.33%(1139만5859주) ▲현대제철 11.81%(1576만1674주) ▲현대글로비스 6.71%(251만7701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분을 상속받으면 그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기존 0.32%에서 7.45%로 뛰어오르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주요 주주인 현대제철 지분은 11.81% 쥐게 되고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지분도 늘어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인해 지분 10%를 매각해야한다. 이는 정 회장이 지분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다양한 문제가 상존한다. 막대한 자금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해당 계열사들의 주가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 회장이 쥐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각해도 2조 안팎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 여느 총수일가들이 그렇듯 지배구조를 위한 지분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보유 계열사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것은 미래성장을 목표로 사업목적을 추가한 최근의 행보와도 결이 다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기체 연료와 관련 제품 도매업 ▲로봇의 제조, 수출입, 유통, 임대, 유지보수와 관련 서비스업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미래 사업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전동화 등을 핵심 성장축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아도 세금이라는 비용이 발생한다. 상속세는 사망한 시점의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주당 20%의 대주주 할증과 50% 세율을 적용하면 정 회장이 지불해야할 상속세 규모는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은행업계에서 평가하는 정몽구 회장의 보유 계열사 지분가치는 약 6조3000억원인데 3조원대의 상속세를 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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