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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고리의 딜레마
김진배 기자
2021.05.18 08:00:19
⑤ 기업가치 향상·지배력 확대 등 해소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09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사진=현대자동차)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10대 기업 중 유일.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지 못해 붙은 수식어다. 2018년 삼성이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면서 국내 10대그룹 중 현대차그룹만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기업가치 향상과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현대차그룹은 ▲기아(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 ▲기아(17.2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6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현대차(6.8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가졌다.


순환출자는 대주주가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여러 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주주관계가 얽혀있어 한 회사가 도산할 경우 줄도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집단이 새로운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2018년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이 자발적으로 순환출자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 이전(2014년7월)부터 보유하고 있던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규제를 가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결정으로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는 합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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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공정위가 정의선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면서 정몽구 전 회장 체제가 저물었다. 본격적으로 정 회장의 시대가 개막했지만, 업계는 현대차가 서둘러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차가 기업을 운영하는데 순환출자구조가 문제되는 상황이 아니어서다. 다만 기업 승계문제가 얽혀있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순환출자고리 해소가 필수라고 봤다.


해외 투자사들은 기업이 회계상 불확실하다고 생각되면 기업가치를 절하시킨다.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은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너 입장에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지배구조만 바꿔도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룹 오너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오너일가의 현대모비스, 현대차 지분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을 활용한 지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돈이다. 정 회장이 충분한 현금을 들고 있다면 간단히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다.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오너가 직접 사들이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주식의 23.2%에 해당하는 양이다. 오너일가가 현재 보유한 주식(정몽구 7.13%, 정의선 0.33%)을 더하면 현대모비스를 장악하기에 충분하다. 이 경우 약 6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 회장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이 있다. 정 회장이 주식을 매도해 유의미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현대차(2.62%), 기아(1.74%), 현대엔지니어링(11.72%), 현대글로비스(23.29%) 등이다. 현금으로 전환한다면 적지 않은 양이지만, 현재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보유 주식 매도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중 지배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현대차와 기아의 주식을 제외하면 정 회장이 활용할 수 있는 주식 수는 더욱 적어진다.


정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연내 상장이 예상된다. 장외에선 10조원 가까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 IPO에서는 현재의 절반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기업가치도 지금보다 상승시킬 필요가 있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가진 현대차와 기아의 가치가 올라가야 한다.


기업가치 상승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사업 영역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고 미래 가치를 인정받을 때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순환출자구조 해소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IPO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것이 아닐 것"이라면서 "회사를 성장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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