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원익투자파트너스는 인터코스 투자금을 올해 재무제표상 손실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코넥스 상장사 인터코스는 대금 청구 소송에 패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보다 큰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인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원익투자파트너스 지난 2015년 '원익 2015 Hidden Opportunity 투자조합'으로 인터코스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해 20억원을 투자했다. 인터코스는 화장품 제조 및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소망화장품, 웰코스화장품, 한국콜마 등에서 연구원 경험이 있는 김주덕 대표가 2011년 설립했다. 인터코스 소개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코스는 원익투자파트너스 투자를 받은 다음 해 코넥스에 상장한 후 지속해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계속해서 순손실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 입성에 실패했다. 이에 원익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12월에 보유한 RCPS 일부에 대해 상환권을 청구했다. 하지만 인터코스에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이 부족해 상환은 진행되지 않았다.

2019년 과거 인터코스 RCPS를 매입한 A씨가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회사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A씨는 2015년 약 10억원 어치의 RCPS를 매입해 투자자로 합류했다. 이후 2018년 초 인터코스의 '2017년 9월 30일자 재무제표 및 사업보고서' '2017년 귀속 연매출액 현황 및 (예상) 영업이익' '2018년 예상매출액' '코스닥 등록관련 진행상황 및 예정시기'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인터코스 측이 해당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고, A씨는 이 같은 행동이 계약서상 보고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RCPS 매수대금과 연복리 20%의 이자를 합한 금액에 대해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피고인 인터코스의 손을 들어줬지만 원고 측은 인터코스가 '2015년 4분기 투자금 사용내역' '2015년 연차 재무제표' '2016년 1분기 투자금 사용 내역' 등에 대한 보고의무를 위반했다며 항소했다. 결국 올해 3월 서울고등법원은 인터코스가 A씨에게 19억7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으로 인터코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인 6억7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현회계법인은 지난해 인터코스 감사보고서에 대해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냈다. 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코넥스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인터코스는 지난달 말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원익파트너스 관계자는 "올해 인터코스 주주총회가 끝난 후 투자금은 손실처리를 결정한 상황"이라며 "원익 2015 Hidden Opportynity 투자조합으로 투자한 다른 포트폴리오들의 성과가 좋아 펀드 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익 2015 Hidden Opportynity 투자조합은 2015년 525억원 규모로 결성한 조합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210억원을 출자한 앵커 출자자다. 펀드 만기일은 2023년 8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