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PS는 채권에 불과…비겁한 벤처투자 없어져야"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 "보통주 벤처투자 문화 정착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3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일부 부실 벤처캐피탈들이 부당한 계약 구조를 관행이라고 강요하는 것은 비겁한 투자의 전형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합리한 벤처투자 문제를 제기한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사진)가 지난 12일 팍스넷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부 벤처캐피탈의 행위는 고리대금업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철웅 대표는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만연한 벤처기업에 대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관행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상환권과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분명히 금전대차거래"이라며 "전환권과 경영참여권까지 부여한 RCPS를 '주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말장난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벤처투자시 되도록 보통주로 투자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에코마케팅을 국내 최대 온라인 마케팅 회사로 키운 벤처기업가다. 에코마케팅은 여러 스타트업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며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4일 개인 SNS를 통해 애슬레저 업체 '안다르'에 투자한 일부 벤처캐피탈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린 김 대표의 문제 제기가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안다르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에 RCPS의 보통주 전환을 요청했으나 일부 FI가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RCPS가 왜 주식이 아닌가.


A. RCPS는 주식이 아닌 채권일 뿐이다. 상환권이 부여돼 있는데 어떻게 주식으로 볼 수 있나. RCPS를 인수한 FI는 투자자로 볼 수 없고, 채권자라고 불러야 정확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RCPS가 주식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회사가 잘될 때만 주주로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고 회사가 잘 안 되면 채권자로 돌변한다. 


Q.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


A. RCPS에는 이자가 붙는다. 연리 6%~7% 수준이다. FI가 상환을 청구할 경우 회사는 이자까지 더해서 돌려줘야 한다. 지금 시장금리가 1% 미만인데 6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거다. 대부업자와 무엇이 다른가.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RCPS로 투자하더라도 몇몇 상위 투자사들이 하는 것처럼 이자는 면제해주는 것이 온당하다. 


RCPS로 투자하다 보니 기업가치 부풀리기도 심하다. FI들은 자신들의 투자금을 단순히 채무로 인식해 심각한 고민 없이 기업가치를 산정해 투자하는 것 같다. 벤처투자는 투자 기업과 산업에 지식을 고도화해 위험을 제대로 파악해내고, 거기에 따른 적정수익율을 분석해야 하는 업종이다. 수준이 되지 않는 일부 부실 벤처캐피탈이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을 법률로 옥죄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Q. 회사에 잉여금이 있을 때만 상환 가능하지 않나. 


A.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모른 척 하다가 다시 살아났을 때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잉여금이 쌓였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환을 청구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그건 주주로서 역할이 아니다. 이미 안다르에도 잉여금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환을 청구한 FI가 있다. 나중에 돈 벌어서 갚으라는 거다. FI도 주주로서 당연히 창업자와 위험도 함께 져야 하는데 회피하기에 급급한 행태다. 어려움에 빠진 회사는 다시 살아나도 FI들이 상환을 청구하면 다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Q. RCPS 투자도 법적으로 혀용된 벤처투자 방식인데.


A. 법률에 명시돼 있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벤처투자 산업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당연히 RCPS 투자도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다. 다만 자신들의 입장만 고려해 RCPS에 부여된 권리를 남용하거나 불합리한 주주간 계약을 맺는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창업자와 경영진이 곤경에 처한 기업을 살려보겠다고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돕기는 커녕 무책임하게 법대로 하라는 태도로 나오는 일부 벤처캐피탈의 행태를 지적하고 싶은 거다.  


Q. 안다르의 몇몇 FI들이 보통주 전환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것 같다.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투자 위험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이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다. 몇몇 FI는 안다르 투자 담당자가 바뀌었다. 자신이 직접 투자한 것도 아닌데 어려움에 빠진 회사를 도와줄 이유가 전혀 없는 거다. 리픽싱(전환가 조정) 욕심도 있는 것 같다. 안다르의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FI들의 투자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증자를 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어려워졌더라도 자신들은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고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Q. FI들은 저가로 안다르에 투자한 김 대표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A. 나는 안다르에 투자를 한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안다르 최대주주(경영진)와 지분 교환을 했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경영진이 나에게 사업적인 도움을 요청한 거라고 보면 된다. 기존 경영진이 크게 희생을 한 것이지 FI들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았다. 지분율도 변화가 없다. 나는 지분 교환 외에도 개인 자금으로 안다르에 100억원 이상을 대여했다. 그건 안다르가 잘 안되면 없어지는 돈이다. 


Q. 안다르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A. FI들이 회사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려고 하면 나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FI들의 이런저런 반대로 회사 성장이 너무 오랫동안 지체됐다. 심지어 내가 안다르에 자금을 대여해주는 것조차도 FI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했을 정도다. 경쟁사들이 계속해서 치고 올라오는 시장 환경에서 시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다르 브랜드에 대한 확신은 있다. 크게 성장시킬 자신도 있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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