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하나은행이 판매한 UK 펀드에 대해 투자 원금의 50%에 해당하는 가지급금을 선지급하는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환매중단된 UK 펀드는 크게 세 가지로 ▲루프탑 펀드(판매액 258억원) ▲신재생에너지 펀드(판매액 535억원) ▲부가가치세 펀드(판매액 570억원) 등이다. 펀드들의 투자 대상은 영국 내 건물 리모델링 프로젝트, 신재생에너지 사업, 상업 부동산 부가세 등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소개됐다.  

하지만 그간 금융권에선 UK 펀드가 환매중단되면서 펀드를 설계한 운용사들의 설명과 달리 영국 내 다른 자산에 투자됐다는 등의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하나은행이 최근 진행한 실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싣게 만드는 정황이 드러났다. 

하나은행 측은 "판매사 주관으로 투자 자산에 대해 실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신속한 투자금 회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뤄졌다"며 "실사 결과, 운용사가 제공한 최초 제안서와 달리 우발적인 선순위채권이 발생하는 등의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에 펀드 투자 원금의 50%를 가지급 받을 투자자들은 향후 펀드 투자금 회수가 이뤄지면 최종 정산을 받게 된다. 하나은행 측은 "펀드 환매중단으로 만기에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투자자들과의 관계 개선 및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하나은행은 UK 펀드를 판매한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할 예정이다. 세부 지급 일정 및 절차에 대해선 각 영업점을 통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조를 통해 펀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전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