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민낯과 책임회피
'구속' 박삼구 전 회장, 오명(汚名) 탈피하려면 스스로 변화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0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2년여 전 국적항공사를 보유한 대기업 총수가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얘기다. 그의 퇴진은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가 결정타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는데,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악화 속 존속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주식시장의 불신 등을 야기했다. 주수익원이던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그룹 차원의 부담으로 확대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KDB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주주의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룹 수장으로서 혼란을 야기한 데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필두로 모든 직책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는 외관상으로나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책임감 있는 총수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그의 민낯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박삼구 전 회장은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기내식 독점 거래를 통한 자금조달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던 상황이다.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 거래와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가 결합된 일괄거래에 대한 부분이 자리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16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스위스의 게이트그룹에 넘겼고, 게이트그룹은 그 대가로 금호고속의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이를 통해 금호고속은 약 162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거래가 지연됐고, 금호고속의 자금 사정은 어려워졌다. 이에 금호산업을 비롯한 9개 계열사가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정상금리(3.49∼5.75%)보다 낮은 금리(1.5∼4.5%)로 금호고속에 빌려줬다. 계열사들의 지원행위로 금호고속은 약 169억원의 금리 차익을, 박삼구 전 회장 등은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 약 77억원과 2억5000만원의 결산배당금을 챙겼다. 더불어 핵심 계열사를 인수해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총수 또는 그룹 차원의 지시와 관여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이후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석연찮은 부분이 적지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윤모 전 상무와 공정위 직원 송모씨가 뒷돈 거래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한 혐의가 드러난 게 대표적이다.


박삼구 전 회장의 행보도 의혹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박 전 회장은 공정위의 고발로 출국이 금지돼 있던 지난해 말 일본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수속과정에서 제지당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출국금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도피 의혹을 해명했지만,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언론의 물음에 '죄송하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룹 주력 계열사의 재매각 속 임직원들의 희생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잇속만 챙긴 총수로부터 듣고 싶은 말이 아니다.


현 시점에서 그에게 반문하고 싶다. 총수로서 진정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는지 말이다. 오명(汚名)을 벗으려면 스스로 변화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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