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은행 해외 송금, 외국인 가입 사실상 막혀…김치프리미엄 높아지고 고립되는 국내 시장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가상자산 가격 차이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은행권이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해외 송금을 제한하고 거래소들이 달러 연동 마켓을 닫는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고립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해외 시장과의 가격 차이를 줄이는 재정거래마저 사실상 막히며 '김치프리미엄'또한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트코인(BTC)가격 차이는 12%로,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128만원, 바이낸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5%내외를 밑돌던 김치프리미엄이 올초를 기점으로 10%이상으로 높아졌다. 김치프리미엄은 한국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과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수치로, 높을수록 국내 거래소에서 더욱 비싼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진다. 국경에 관계 없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상자산 특성상 국내외 재정거래가 적정선에서 이루어지며 가격의 차이가 맞춰져야 하지만, 해외 입출금이 어려워지면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김치프리미엄이 유발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와 거래소의 입출금제한, 테더(USDT) 등 스테이블토큰의 유동성 제한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정부의 부정적인 기조로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들이 해외 입출금에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며 국내외간 시세 왜곡이 심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또한 지난 18일 "국내외 아비트라지(재정거래)를 막는 자본통제로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적으로 가상자산 매매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 USDT는 사실상 국내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다. USDT는 달러화와 가격이 1대 1로 연동된 가상자산이다. 해외 거래소에서는 대다수 법정화폐가 아닌 이를 기준통화로 설정하고 있어 국가가 다른 거래소에서도 해당 국가 법정화폐의 환율과 상관 없이 비슷한 가격에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 대다수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위험성으로 USDT 입출금를 지원하지 않는다. 코인마켓캡 기준 312개 거래소중 KRW(원화)를 기준통화로 사용하는 거래소는 국내 15개 거래소 뿐으로, 해외 대다수 거래소와 다른 기준 가격을 사용하는 만큼 국내 거래소는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차이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국내외 거래소를 오가며 거래하던 외국인들의 국내 거래소 이용은 지난해부터 더욱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의 실명확인입출금계좌를 사용하지만, 케이뱅크는 자체 정책에 따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국내 거래소는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아야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어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사실상 국내 거래소에서는 한국인들끼리의 거래만 가능한 것이다. 


한국인이 해외로 원화를 송금해 가상자산을 구매하는 것도 힘들게 됐다. 연초부터 김치프리미엄이 높아지며 해외 송금을 통한 환차익 추구가 늘자 자금 세탁 위험성이 커진다는 우려로 은행들은 한도를 더욱 조이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비대면 해외 송금 월 한도를 1만달러(1132만원)으로 제한했다. 앞서 신한 또한 지난달부터 1만달러 초과 송금시 증빙서류 확인 절차를 추가하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 모두 비대면 해외 송금 월 한도를 신설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출금이 막히고 내국인으로 사실상 이용자가 제한되는 현상이 국제 경쟁력을 낮추고 국내 시장을 고립시키는 행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은 국경 제한이 없는데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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