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자금수혈' 코오롱 이노베이스, 사업 재동면
직원수 여전히 '0명'…출자금 92% 5년만기 펀드에 전액 투자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08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코오롱 산하 유일의 벤처투자 자회사 이노베이스가 3년간의 긴 동면에서 깼다. 최근 한 달 새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후속투자를 결정하고, 모회사인 ㈜코오롱으로부터 추가 출자까지 받아냈다. 모회사 지원 자금은 기존 자본금의 무려 2.5배에 달하는 50억원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앞으로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수혈 자금의 9할 이상을 이미 자산운용사 금융펀드에 투입했다. 사실상 가용 재원의 최대치를 쏟아 부은 셈이다. 3년 만에 침묵을 깨고 자금 운용에 나섰지만, 벤처투자사(VC) 이노베이스의 결정은 직접 투자가 아닌 간접 투자였다. 


◆ 3년 만에 '꿈틀'…VC 투자활동은 기대키 어려워


24일 코오롱그룹 등에 따르면, 이노베이스는 이달 18일 라이노스자산운용과 만기 5년의 펀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규모는 46억원이다. 이는 최근 ㈜코오롱이 구주주 우선배정 방식으로 출자한 금액의 9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작년 말 자산총액(19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41%에 달하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라이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투자수익 창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수익이나 효율 등을 고려했을 때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펀드를 통해 자금을 굴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노베이스의 인적구성을 살펴보면, 이노베이스가 왜 직접 투자가 아닌 간접 투자 방식을 택했는지 바로 이해된다.


우선 대표이사를 포함한 등기이사진 전원은 비상근직이다. 코오롱 다른 계열사 임원을 겸하고 있고, 물론 이노베이스가 메인 소속기업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회사 직원수다. 2015년 ㈜코오롱 사내 태스크포스(TF)로 시작해 2016년 별도법인으로 출범한 이래 이노베이스의 평균 상근 종업원 수는 매년 '0명'이었다. 이는 곧 발품을 팔아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러 다닐 사람도, 발굴했다고 해도 이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실무자가 없다는 의미다. 오랜만에 목돈을 수혈 받은 이노베이스가 해당 자금을 직접 운용하지 않고 외부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노베이스는 청년 벤처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목표 아래 2016년 1월 야심차게 출범했다. 


출범 초기엔 당시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오너 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당시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이 투자사 미팅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들여다 본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현재는 활동이 중단되다시피한 상태지만 이노베이스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남아 있는 '보다 나은 미래와 가슴이 뜨거운 창업가를 위해 투자합니다. 당신의 혁신이 세상에 널리 퍼지도록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소개글에서도 출범초기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나 설립 3년차에 접어든 2018년 이후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때부터 외부투자는 멈췄고, 경영자문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일체 진행되지 않았다. 


실제 이노베이스는 회사 실적이 처음 공개되기 시작한 2017년 매출 0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억800만원, 2019년 매출 0원을 다시 찍었다. 지난해 매출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본총계(19억원) 규모가 2019년(20억23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발생한 매출도 투자기업 중 한 곳이 삼성전자에 인수되면서 얻은 결과치로, 자의 보단 타의에 의한 성과에 가깝다.


◆ 이노베이스 활용 목적 관심↑


이노베이스는 10억원을 종자돈을 들고 시작했다. 2017년 바로 자본금을 20억원으로 확충했지만, 그해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2017년 이래 보유현금 10억원, 20억원 남짓한 자본총계를 줄곧 유지해왔다. 매출은 없고, 영업손실도 임대료 등 명목으로 나가는 수백만~수천만원 수준이 전부다. 시장에서 이노베이스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해석했던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노베이스는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의 100% 자회사다. 지배구조가 오너 3세인 '이웅열 전 회장→㈜코오롱→이노베이스'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간판만 남아 있는 수준이던 이노베이스에 대한 자본금 확충 결정은 오너의 의중으로도 풀이 가능하다. 


재계에서는 펀드 간접투자를 통해 사모펀드(PEF)의 포트폴리오 구성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재무 안정화를 일군 뒤 이규호 부사장의 성과 쌓기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노베이스가 사업 파트너로 선택한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PEF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핵심 파트너로 올라서기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노베이스가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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